처음 북포럼@대전을 시작한 것은 이전에 독서모임을 함께하던 구성원의 제안에서부터였다. 서울에서 ‘북포럼’이라는 독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는데 대전에서도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하 회장은 “압구정에서 진행된 북포럼에 몇 번 답사를 갔다온 뒤 같은 이름을 써도 된다는 협의를 얻어내 2013년 4월 26일 ‘카프카의 서재’를 쓴 김운하 저자를 초청한 게 시작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북포럼@대전은 지역의 순수 문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책을 펴낸 저자들을 독자와 만나게 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많은 저자들의 뜻있는 ‘재능기부’ 덕분에 북포럼은 수월하게 진행됐지만 쉽지 않은 점도 있었다.
하 회장은 가장 힘든 점으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을 꼽았다. 그는 “모두의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지식나눔을 지향했는데 일각에선 ‘진짜 기부가 맞는지’에 대해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운영자금 측면에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2년째까지는 대전시민대학과 함께 북포럼을 준비하며 장소와 일부 운영비를 지원 받았지만 올해부터 사업을 따로 운영하게 됐고 자연히 지원금도 끊겼다. 포스터 인쇄비용이나 다과 구입에 드는 비용을 모두 개인이 충당하고 있다.
우여곡절끝에 3주년을 맞이한 소감으로 하 회장은 “독서전문가로서 뿌듯하고 성취감을 느낀다”며 “손에 잡을 수 있는 스마트폰, 연필, 숟가락에 하나 더 추가해 사람들이 책을 잡을 수 있게 현장에서 독서 저변화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 회장은 개인적인 소망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 마흔까지 유치원 교사로 재직하다 독서심리상담에 뜻이 생겨 대학원에 진학했고 현재 독서심리상담가로 활동 중인 하 회장은 훗날 ‘그림책 도서관’을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 결단을 내리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생각의 견고함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책을 통해 내면의 힘을 강화시키고 나아가 북포럼 같은 문화행사로 지역 문화도 융성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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