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빨간 구두가 예뻤던 소라씨.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던 중 사진을 찍어 자신의 페북에 올리기로 한다. “빨간구두 신고 버스 기다리는 중^^”이란 메시지와 함께... 회사에 도착해 업무가 시작됐지만 소라씨는 틈만나면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그녀는 하루종일 페북 ‘좋아요’ 숫자에 집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관심 종자 입니까’ 아마도 SNS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질문에 자유롭지 못할 듯 싶다.
‘관심종자’를 포털에 검색하면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 또는 그런 부류’로 정의한다. 일명 ‘관종’이라 불리고 있는 이 신조어는 SNS 상에서 자극적이고 때로는 엽기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고있어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최근에는 ‘‘좋아요’ 10만개를 넘으면 생쥐를 먹겠다‘고 공약한 한 남성이 실제 생쥐를 먹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좋아요’의 구걸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페북스타인 A씨는 좋아요 20만개를 넘으면 ‘전구 먹방(먹는방송)’을 약속했다. 그후 그는 공약대로 1분 46초 분량의 엽기 동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주 JTBC ‘비정상 회담’에서는 이러한 SNS 현주소에 대한 주제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방송에서 화제가 됐던 ‘관심 종자’ 판별법을 소개해 본다. 소라씨도 문제의 ‘관심종자’ 였을까.
자 이제부터 열손가락을 펴고, 자신이 해당된다 생각하면 손가락을 하나씩 접도록 하자.
(총 10개의 문항 중 5개 이상이면 타인의 관심에 집착하고 있는것.)
1. 게시글에 ‘좋아요’나 ‘댓글’이 없으면 불안하다.( )
2. 자신의 노출 모습이나, 성적으로 자극적인 사진의 게재가 번번하다.( )
3. 나의 희로애락, 시시각각 변화하는 감정을 SNS에 드러낸다.( )
4. 타인을 의식해 보정하지 않은 본인 사진은 절대 게재하지 않는다.( )
5. 사람들의 반응을 얻기 위해 거짓된 일상을 올린 적이 있다.( )
6. ‘나’자신을 3인층화한 주어를 쓴적이 있다. (ex 소라는요~ )( )
7. 환경 변화에 민감하거나 타인의 말에 상처받는 성향을 널리 알린다.( )
8. SNS에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과 대체로 친하다고 생각한다.( )
9. SNS에 게시글을 매주 7개 이상 올린다.( )
10. 사람들에게 SNS 이용을 좀 줄이라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
‘좋아요’를 향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는 ‘좋아요’개수를 확보해 광고수익을 얻는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신의 유두를 불로 태운 B씨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계정으로 한 달에 1000만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의 ‘관심종자’들을 제외한다면 SNS는 모바일시대에 전 연령층이 즐길수 있는 놀이공간의 역할을 나름 충실히 하고 있다. 단, 당신의 ‘좋아요’ 하나가 ‘엽기’ 관심종자를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하겠다. /연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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