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관련 진정건수 해마다 증가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해주는 사회적 분위기 개선 필요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높이기 위해 매년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한다.’(장애인복지법 제14조)
20일 36번째 ‘장애인의 날’을 맞았다. 이날은 우리 사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 이들의 자립의욕을 북돋우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1981년 제정됐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4월만 되면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이들이 겪는 차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받는 따갑고 불편한 시선이 여전해서다. 사회 곳곳에서 들려오는 장애인 차별 혹은 피해 소식에 장애인들은 실망과 분노를 넘어 절망감에 빠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성일중학교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직업능력개발훈련센터를 설치하는 과정은 이 시대 장애인들이 처한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민들은 “장애인과 학생들은 공존할 수 없다”며 센터 설립을 강력히 반대했다. “장애인 교육은 필요하다”면서도 “우리 동네에는 들어올 수 없다”는 이유를 대면서다. 한 장애인 부모는 주민들에게 무릎을 꿇고 설립을 간절히 호소하다 혼절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기까지 했다.
지역에서도 시민들과 장애인들을 분노케 한 일은 있었다. 지난해 제천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은 장애인에게 지급해야 할 보조금을 멋대로 사용하다 행정처분을 받았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이 시설 법인 이사장은 지적장애인을 폭행하고 노동까지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가 실시한 ‘2015년도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실태조사’를 보면 대전에서 대상시설 11곳 중 2곳이 인권침해 의심시설로 나타났다. 충남(전체 11곳)과 충북(전체 12곳)도 각각 2곳이 의심시설로 예상됐다.
57건의 전체 인권침해 중 폭행이 34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갈취(7건), 체벌(6건), 성추행(5건), 성폭행·결박(2건) 감금(1건) 순이었다. 장애인을 보호하고 도와야 하는 시설들이 인권침해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권리를 찾기 위한 장애인들의 노력은 이들이 당한 차별, 침해 등과 정비례한다. 지난해 인권위에 접수된 장애 관련 진정사건은 차별 1142건, 침해 4494건 등 모두 5636건이다. 진정 건수는 2012년 4747건, 2013년 5295건, 2014년 5666건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지역 장애인협회나 인권위에는 “차별을 당하고 있다”, “비하 발언을 들었다”, “폭행당했다”는 등의 상담 문의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오고 있다.
대전에 등록된 장애인은 모두 7만902명(지난해 기준). 이들은 법적 제도나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뿌리 내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최명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장은 “한 언론에서는 ‘소셜마더’라는 사회적엄마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사회가 엄마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비장애인과 같이 장애인을 포용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빨리 조성되야 한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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