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화 대전대 한방병원 소아여성센터 교수 |
부비동은 볼과 이마 부위에 존재하는 공기 주머니로 얼굴을 보호하고, 비강으로 연결되는 자연공을 통해 코로 들어온 공기의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구조물이다. 만성 부비동염은 이런 공기주머니에 공기가 아닌 염증 물질, 농이 차 있는 것이다. 흔히들 축농증이라고 알고 있는 질환이 바로 이것이다.
소아의 경우 부비동이 아직 형성 과정 중에 있어 크기가 작고, 비강 또한 좁기 때문에 점막이 조금만 부어도 부비동 입구가 막혀버릴 수 있다. 입구가 막힌 부비동에서는 자연스러운 노폐물의 청소가 이루어지지 않아 염증이 가속화 된다.
콧물을 달고 산다고 표현되는 소아의 경우 부비동염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2주 이상 지속되는 농성 콧물의 경우 단순한 감기라고 생각하기보다 부비동염을 의심해 봐야한다. 부비동염이 있는 경우 콧물, 재채기와 같은 증상들이 호전되더라도 코 안 깊이 있는 부비동의 염증이 모두 치료될 때까지 한동안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콧물이 줄어들어 나은 것 같아 치료를 중단하고 나면 며칠 후 다시 반복되는 이유가 이것이다.
부비동염이 반복되는 경우 코와 귀를 연결해주는 이관부위의 구조물에도 영향을 미쳐 중이염에 노출될 수도 있다. 중이염은 발열과 함께 귀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말을 아직 하지 못하는 영아의 경우 보챔과 짜증, 울음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중이염이 반복되면서 콧물이 지속된다면 부비동염도 한번 의심해 봐야한다.
아침, 저녁에만 나타나는 기침도 부비동염의 한 가지 사인이 될 수 있다. 콧물이 목구멍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의 경우 부비동염의 특징 증상 중에 하나로, 누워있는 경우 후비루가 인후두를 자극하여 기침을 발생시킨다.
부비동염이 지속되는 경우 냄새를 잘 맡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입맛을 잃고 밥을 잘 먹지 않을 수도 있다. 목구멍을 넘어가는 후비루와 지속되는 염증으로 인해 입냄새가 나기도 하며, 구역감을 느끼거나 실제 구토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눈 주변이 붓기도 하고, 쉽게 지치거나 불안해 하는 등 행동 장애가 보이기도 한다.
한의학에서 부비동염은 鼻淵(비연)과 腦漏(뇌누)에 해당한다. 약물과 침치료를 통해 부비동 내의 섬모기능을 회복시켜 만성적인 염증을 치료한다. 침치료는 코와 부비동 주변에 시행되는 물리적인 처치로, 처치 후 곧바로 증상 개선을 느낄 수 있어 약물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함께 이용할 수 있으며, 항생제에 반응이 없는 부비동염에 대안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부비동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감기를 예방해야 한다. 외출 후에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입안도 헹구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코 안도 생리식염수로 세척하여 먼지를 통해 들어온 세균과 비강 내의 농성 분비물을 깨끗이 세척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 시켜주고, 자극이 되는 연기나 먼지가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침구류를 정기적으로 세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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