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상 천안시청 산림보호팀장(숲해설가) |
그러나 매년 이맘때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으니 이른바 산불이다.
이 산불로 인해 우리 고장은 물론 전국 방방곡곡의 아름답고 수려한 숲이 위협을 받고 있다. 안타깝게도 숲은 한번 파괴되면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100년 이상의 세월과 노력을 들여야 어느 정도 복원이 가능해진다.
숲은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과 사물들의 것이다. 백세 건강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숲과 더불어 삶을 영위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숲에서 생명에 필요한 소중한 산소와 물과 약용식물 등을 얻기도 하고 때때로 심신의 평안마저 얻는다. 숲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큰 도움이 주는 유익한 벗이다.
가끔 동해안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로부터 경북 포항까지 화마로부터 온 산야가 할퀴어져 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제대로 성한 숲이 있던가 하는 자괴감마저 있었다.
10여 년 전 4월 5일 식목일에 발생한 양양 산불로 인해 천년 고찰 낙산사의 귀중한 문화재와 웅비함을 자랑하던 소나무 숲이 소실되었던 사실과 그것도 모자라 그곳에서 멀지않은 국립공원 설악산까지 잿더미로 될 번한 아찔한 순간을 모두가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화마로부터의 피해는 내가 살고 있는 천안도 예외가 아니다. 2002년 광덕에서 큰 산불이 발생해 아름답고 수려한 숲 수백만평을 태우기도 했다. 산불로 훼손된 숲이 완전히 회복할 때 까지는 산사태로 인한 토사유출의 위험과 동식물의 서식처 잠식 등 크고 작은 일로 1 세기를 보내야 한다.
요즘 산을 찾는 야외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등산객 등 입산자에 의한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추세다. 그런 원인에는 도시화 산업화로 인한 탄소배출량이 증가 건조한 날이 많아지고 숲이 울창해 한번 산불이 발생하면 대형 산불로 발전하는 등 산불을 끄는데 어려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매년 반복되는 산불피해의 아픈 기억을 되살려서 이제부터라도 전 국민이 산불예방에 더욱 힘써야겠다. 산불은 일단 한번 발생하면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도 소중한 인명 및 재산피해가 크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산불을 잘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천안시에서도 산불예방 차원에서 행정구역별로 산불감시원과 공무원들이 숲으로 들어가 온 몸으로 화마로부터 생명의 숲을 지켜내고 있다.
또한 산림청에서도 매년 봄 2월부터 5월까지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고 산불예방을 위한 방법을 총동원해 예방에 적극 힘쓰고 있는 지금 우리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산불예방에 참여 한다면 산불 없는 봄은 그렇게 힘든 것이 아닐 것이다.
작은 불씨가 화마의 불씨가 되어 개인 재산은 물론 막대한 자연훼손을 불러일으킨다는 기초적 논리만 잃지 않아도 소중한 생명을 지킬수 있다.
특히 산불조심기간 중 산행을 할때 성냥이나 라이터 등 화기물질을 가져가서는 안된다는 조그만 원칙만 지켜도 산불을 막을 수있다.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62만 전 시민이 파수꾼이 되어 생명의 숲을 지켜줄 때 우리는 비로소 산불 없는 늘 푸른 천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도 산불없는 천안이 되길 기원한다.
오병상 천안시청 산림보호팀장(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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