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불로부터 생명의 숲을 지키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산불로부터 생명의 숲을 지키자

  • 승인 2016-04-10 13:15
  • 신문게재 2016-04-11 22면
  • 오병상 천안시청 산림보호팀장(숲해설가)오병상 천안시청 산림보호팀장(숲해설가)
▲ 오병상 천안시청 산림보호팀장(숲해설가)
▲ 오병상 천안시청 산림보호팀장(숲해설가)
겨우내 얼어 붙었던 모든 생명들이 따스한 바람이 불어와 봄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 정도라면 일년중 가장 활동하기 좋은 계절에 속할 것이다. 어느새 광덕산의 실개울 갯버들은 하얀 솜털을 내보이고 있고 성거산 만일사 계곡에 드문드문 서있는 생강나무는 노오란 꽃망울을 삐쭉 내밀고 있는 춘삼월이다.

그러나 매년 이맘때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으니 이른바 산불이다.

이 산불로 인해 우리 고장은 물론 전국 방방곡곡의 아름답고 수려한 숲이 위협을 받고 있다. 안타깝게도 숲은 한번 파괴되면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100년 이상의 세월과 노력을 들여야 어느 정도 복원이 가능해진다.

숲은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과 사물들의 것이다. 백세 건강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숲과 더불어 삶을 영위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숲에서 생명에 필요한 소중한 산소와 물과 약용식물 등을 얻기도 하고 때때로 심신의 평안마저 얻는다. 숲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큰 도움이 주는 유익한 벗이다.

가끔 동해안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로부터 경북 포항까지 화마로부터 온 산야가 할퀴어져 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제대로 성한 숲이 있던가 하는 자괴감마저 있었다.

10여 년 전 4월 5일 식목일에 발생한 양양 산불로 인해 천년 고찰 낙산사의 귀중한 문화재와 웅비함을 자랑하던 소나무 숲이 소실되었던 사실과 그것도 모자라 그곳에서 멀지않은 국립공원 설악산까지 잿더미로 될 번한 아찔한 순간을 모두가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화마로부터의 피해는 내가 살고 있는 천안도 예외가 아니다. 2002년 광덕에서 큰 산불이 발생해 아름답고 수려한 숲 수백만평을 태우기도 했다. 산불로 훼손된 숲이 완전히 회복할 때 까지는 산사태로 인한 토사유출의 위험과 동식물의 서식처 잠식 등 크고 작은 일로 1 세기를 보내야 한다.

요즘 산을 찾는 야외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등산객 등 입산자에 의한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추세다. 그런 원인에는 도시화 산업화로 인한 탄소배출량이 증가 건조한 날이 많아지고 숲이 울창해 한번 산불이 발생하면 대형 산불로 발전하는 등 산불을 끄는데 어려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매년 반복되는 산불피해의 아픈 기억을 되살려서 이제부터라도 전 국민이 산불예방에 더욱 힘써야겠다. 산불은 일단 한번 발생하면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도 소중한 인명 및 재산피해가 크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산불을 잘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천안시에서도 산불예방 차원에서 행정구역별로 산불감시원과 공무원들이 숲으로 들어가 온 몸으로 화마로부터 생명의 숲을 지켜내고 있다.

또한 산림청에서도 매년 봄 2월부터 5월까지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고 산불예방을 위한 방법을 총동원해 예방에 적극 힘쓰고 있는 지금 우리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산불예방에 참여 한다면 산불 없는 봄은 그렇게 힘든 것이 아닐 것이다.

작은 불씨가 화마의 불씨가 되어 개인 재산은 물론 막대한 자연훼손을 불러일으킨다는 기초적 논리만 잃지 않아도 소중한 생명을 지킬수 있다.

특히 산불조심기간 중 산행을 할때 성냥이나 라이터 등 화기물질을 가져가서는 안된다는 조그만 원칙만 지켜도 산불을 막을 수있다.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62만 전 시민이 파수꾼이 되어 생명의 숲을 지켜줄 때 우리는 비로소 산불 없는 늘 푸른 천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도 산불없는 천안이 되길 기원한다.

오병상 천안시청 산림보호팀장(숲해설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