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승려 4명, 종무실장 등 총 6명 덜미
충남 한 유명 사찰의 전 주지스님이 국가 보조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대전지방검찰청 공주지청은 템플스테이 전용관 건립사업의 국가 보조금을 편취한 마곡사 전 주지 A씨와 승려 4명, 종무실장, 공사업자 등 6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마곡사는 2013년부터 지난 2월까지 일반인이 사찰에 머무르며 전통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사업을 추진했다.
이들은 템플스테이 사업 공사대금 33억원 중 30억원의 보조금을 빼돌렸다. 시공업체가 사찰 부담금을 대납하고 그만큼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을 사용했다.
주지 A씨는 시공업체로부터 수수한 현금을 승려들 명의로 분산 입금해 사찰 자부담금 납부를 위장하는 등 조직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사찰 자금으로 자부담금이 납부되지 않으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A씨는 지난달 25일 실시된 법원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된 상태다.
조계종은 지난달 29일 논평을 내 “마곡사 전 주지스님 등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수사 중인 것에 대해 국민들과 불자 여러분께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감사국 등으로 진상 조사단을 구성해 마곡사 현지에서 조사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종단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보조금은 ‘눈먼 돈’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명망 있는 사찰까지 퍼져 있는 등 보조금과 관련한 구조적·고질적 비리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국가보조금 비리 등과 관련한 수사를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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