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발사고가 난 동구 용전동 모 빌라 앞에 '입주가 가능함'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여있다. 담 뒤로 폭발 사고 현장이 보인다. |
안전진단 결과 빌라 1~3라인 문제없어...주민들 정밀진단 요구
“당신들은 저기 들어가서 살 수 있어요?”
지난 1일 오후 4시 동구 용전동 S빌라는 주민들의 울분에 찬 목소리로 가득했다. 이들의 분노는 지난달 29일 이 빌라에서 일어난 폭발사고의 안전진단 결과와 관할 자치구인 동구의 결정을 향하고 있었다.
동구는 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폭발이 발생한 빌라 일부 세대를 제외하곤 입주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한 채 크게 반발했다.
주민들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요구했지만 동구는 “문제가 없다”며 현장에서 철수했다. ‘빌라 안전진단결과 거주에 문제가 없으니 입주 가능함을 알려드립니다’는 내용의 스티커를 붙여놓고서다.
폭발사고가 난 동구 용전동 빌라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빌라 전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허공에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붕괴 등 2차사고 걱정으로 하루하루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동구는 폭발사고 빌라와 인근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폭발 빌라 7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에 대해서는 입주가 가능하다고 결정했다.
안전진단의견서를 보면 S빌라 A동 폭발 발생 세대는 충격과 화재에 의한 구조물 손상이 진행돼 철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옆과 아래층 세대는 안전여부 확인을 위해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봤다.
반면 1·2·3 라인 세대는 외벽 창호파손을 제외한 다른 시설물에는 안전성에 위해되는 결함은 없다고 진단했다. S빌라 B동과 맞은편 H아파트, J빌라 등도 창호 파손 외에 구조적인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
종합적으로 구조적 결함이 발견되지 않은 동과 세대는 건물입주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냈다. 이를 토대로 동구는 S빌라 A동 4~6라인만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안전 확인을 위해 전체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고 발생 나흘 만에 결과가 나온 만큼 내용을 신뢰할 수 없는데다 일부 세대는 기계적인 진단장비가 아닌 육안으로만 이뤄져서다.
한 입주민은 “나흘 만에 ‘진단해 보니까 문제없다’는 말만 듣고 다시 그곳으로 들어갈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이 사람들 말만 믿고 살다가 추가적인 사고가 일어나면 누가 책임을 지겠냐”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는 만큼 정밀조사를 진행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지역의 한 건축공학과 교수는 “가스폭발 피해 범위가 문제지만 정밀진단을 하는데 있어 진단범위를 한정하지는 않는다”며 “폭발 빌라 모든 세대에 대한 안전진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민들이 불안을 느끼면 (정밀안전진단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구 관계자는 “안전진단 검사 결과 위험 소지가 있는 폭발빌라 4~6라인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되 나머지 세대와 인근 건물은 문제가 없어 입주를 결정했다”며 “파손된 세대의 창문 유리를 새로 설치하고 붕괴 위험이 있는 곳을 철거하는 작업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 폭발사고가 난 동구 용전동 모 빌라 옥상의 모습. 4~6라인 구역에는 안전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
▲ 폭발사고가 난 동구 용전동 모 빌라 맞은편 건물의 모습. '입주가 가능하다'는 스티커 앞으로 건물 잔해들이 널려 있다.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