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구 K-water 재난안전실장 |
초등학생들도 잘 아는 속담으로 일을 실패한 후에 뒤 늦게 행동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비웃을 때 자주 쓰인다.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에서 한 신하가 임금이 총애하는 사람들이 음탕하고 방종하여 멀리하라고 간언하였으나 화를 내며 이를 듣지 않았다. 후에 나라에 위기가 닥쳤을 때 그 신하를 다시 불러 “그때 그 말을 들었다면 이 지경이 되지 않았으련만 지금이라도 방도가 있다면 알려달라”고 하자 신하는 “토끼를 발견하고 사냥개를 시켜도 늦지 않은 것이고, 양이 달아난 뒤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라고 대답하였다. 이는 일이 잘못된 후에도 빨리 깨닫고 수습하면 늦지 않다는 의미이나 후에는 우리가 알듯이 일을 그르친 후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는 의미로 변모됐다.
재난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미리 대비를 철저히 하여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지만 이미 상황이 벌어진 뒤에는 재난의 원인과 현황을 빨리 파악하고 수습하여야 한다. 우리 K-water는 이를 반영하여 평상시에는 예방(Prevention), 대비(Preparedness)에 집중하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취약요인을 제거하고 있으며,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대응(Response), 복구(Recovery)에 집중하여 신속한 상황전파 및 복구활동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재난관리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재난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들을 총칭하며,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구분된다. 과거에는 태풍, 홍수 등 자연현상으로 발생하는 자연재난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화재·붕괴·폭발·환경오염사고 등 사회재난의 빈도가 증가하고 북한이나 IS 등에 의한 테러의 위협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00개의 기관이 274개의 국가기반시설을 관리하고 있는데, K-water는 약 20%에 해당하는 50개의 다목적댐(16), 용수댐(14), 광역정수장(20)을 관리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 시설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 따라 연초부터 재난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한 점검 및 모의훈련을 시행하였다.
지난 1월에는 재난 발생에 따른 돌발상황의 대응능력 향상을 위해 상임이사가 시설관리 현장에 예고없이 상황을 부여하여 골든타임(2시간) 내에 초동대응을 점검하였다. 2월에는 북한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에 남북관계 경색으로 개성공단이 갑작스럽게 폐쇄됨에 따라 대응계획 논의 및 점검을 위하여 CEO주관의 비상대책회의를 즉시 시행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였다.
또한, 관리중인 국가기반시설의 테러 위협에 대비하여 테러 및 국지도발 대비 계획, 사이버테러 대응계획, 댐·하천·수도시설 유해물질 대응계획 등을 점검하기 위한 위기대응태세 점검 워크숍을 개최하였으며, 대청댐, 아산권수도 등 충청도에 위치한 댐 및 수도 시설을 포함한 K-water 관리 시설 전 부서에서 테러에 의한 시설물 파괴, 독극물 투입을 가정한 모의훈련을 시행하는 등 예기치 않은 재난에 대비하여 국민에게 건강한 물의 중단 없는 공급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많은 시기에 큰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준비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불필요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재난이 발생하였을 때에는 큰 힘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행위는 분명히 어리석은 일이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알고도 그대로 방치하는 일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 K-water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평상시에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점검, 정비 등 대비를 철저히 하고,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재난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매뉴얼을 기반으로 초기 대응을 철저히 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나아가겠다.
이한구 K-water 재난안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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