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거든? 장난치지마~”
오늘은(4월 1일)은 만우절입니다. 가벼운 장난이나 농담으로 웃음을 주는 날로 서양에서는 이날 장난에 속아 넘어간 사람을 ‘4월 바보(April fool)’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만우절 만큼은 친구의 장난도 어쩜 그렇게 귀신같이 알아채는지 얼렁뚱땅 속였다가는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그러나 언론이나 IT업체들 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제대로 한방이 날아와 그야말로 멘붕에 빠지고 말죠.
혹시 기억하시나요? 2007년 싸이월드의 ‘만우절 깜짝쇼’를요. 9년전에 개인 미니홈피 방문자 수를 몇천명으로 조작(?)해 재미와 실망을 안겨준 일대 사건이었지요. 그뿐이었나요, ‘[알림]고객님의 휴대폰으로 도토리 요금 30,000원이 결제되었습니다.’ 장난질(?)문자까지 더해 그해 만우절은 가히 핵폭탄급이었습니다.
구글도 빠지면 섭하죠. 2008년 만우절에 구글은 ‘사투리 번역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광고를 했습니다. 예를들어 ‘저기 있는 저 아이는 누구입니까?’를 표준어에서 경상도사투리로 번역하면 ‘자~는 누꼬?’로 번역이 되는 그런 시스템 이었는데요, 네~ 그날 보기좋게 전국민이 당하고 말았지요.
좀 더 쎈~ 세계적인 만우절 거짓말을 알아볼까요.
아마 가장 유명한 거짓말을 꼽으라면 바로 ‘스파게티 나무’가 아닐까요. 1957년 BBC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인데 나무에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장면이 전파를 탄 것입니다. 방송 후 방송국에 재배법을 알고싶다며 문의가 폭주했지만 만우절 장난으로 밝혀졌죠.
BBC는 매년 4월 1일이면 만우절 뉴스를 제작합니다. ‘하늘을 나는 펭귄’도 레전드급이죠. 남극대륙인근의 사우스셰틀란드제도의 섬에서 하늘을 나는 펭귄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방송해 큰 화제가 됐었죠. 우리나라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방송을 본 아나운서가 ‘하늘을 나는 펭귄’을 소개 했다가 다음날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빌게이츠 암살도 유명합니다. 2003년 한 네티즌이 CNN과 똑같은 모방 사이트를 만들어 ‘빌 게이츠 암살’을 내용을 올렸는데, 많은 언론사들이 이 내용을 보도해 곤혹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MBC 뉴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회장 피살’이란 자막을 내보냈고 2분뒤에 아나운서 직접 빌게이츠 피살을 언급하며 CNN이 보도했다고 보도하는 헤프닝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쯤되면 한국 언론은 만우절 호구가 맞는거겠죠?
1996년에는 네덜란드 TV에서 피사의 사탑이 무너졌다는 보도를 했지만 이 역시 거짓말이었습니다. 이밖에 우리를 놀라게 했던 만우절 거짓말은 넘치도록 많습니다.
만우절인 오늘 세계 각국에서 또 어떠한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낼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장난전화는 하지말자구요. 허위·장난신고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구요~. /연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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