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사람] 차승재 영화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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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사람] 차승재 영화제작자

  • 승인 2016-03-31 17:13
  • 신문게재 2016-03-31 21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타짜’, ‘살인의 추억’,‘8월의 크리스마스’, ‘무사’, ‘봄날은 간다’ 등 제작

한국영화의 거장 차승재 영화제작자를 만나다



“90년부터 27년째 영화 제작을 해왔습니다. 공동제작한 작품이 80편, 단독제작한 작품이 65편이죠. 최근엔 10대와 20대 초반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웹툰 ‘패션왕’을 제작했는데 범우주적인 영화 ‘인터스텔라’와 같은 날 개봉하는 바람에 그만 흥행에는 실패했죠(하하하). ”

‘타짜’, ‘살인의 추억’,‘8월의 크리스마스’, ‘무사’, ‘봄날은 간다’ 등 히트작들을 잇따라 제작해내며 한국영화계의 거장으로 자리잡은 차승재 영화제작자(57. 동국대 영화 영상학과 교수)가 30일 오후 7시 성균관대 수선관에서 언론정보 고위과정(지도교수 이효성) 초청을 받아‘한국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특강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동국대 영상대학원에서 영화 기획과 제작을 하고 있다는 차승재 교수는 “신씨네의 신철 형님이 ‘엽기적인 그녀’, ‘편지’, ‘약속’, ‘은행나무 침대’, ‘결혼이야기’ 등 관객 취향에 잘 맞는 상업적 색깔 강한 영화로 대히트를 치셨는데 저는 ‘타짜’, ‘살인의 추억’, ‘범죄의 재구성’, ‘시월애’, ‘돈을 갖고 튀어라’, ‘비트’, ‘화산고’, ‘결혼은 미친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연애의 목적’, ‘비열한 거리’, ‘내 머릿속의 지우개’ 등 많은 작품들을 대량 생산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의 승률은 프로야구 승률과 비슷해서 제작한 영화 10편중 3편은 흥행에 성공하고, 2편은 본전이고, 5편은 손해를 봤다”고 털어놨다. 차 교수는 특히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제작할 당시에는 공연물윤리심의위원회에서 필름을 커트시키던 시절이라서 너무 많이 잘리다보니 전국 각 지역 상영관마다 필름이 커트된 부분이 조금씩 다 다른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이날 한국영화인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차 교수는 “현재는 미국이 4만 스크린으로 스크린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고 영화관객도 가장 많지만 중국이 기하급수적으로 스크린이 늘어나 6만스크린으로 확대를 거쳐 10만 스크린으로 갈 것이고, 히트작들은 1억명 이상이 관람하기 때문에 중국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영화인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은 영화 관람 등급이 없어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함께 다 보기 때문에 폭력과 선정성 영화는 절대 만들면 안되고 시나리오의 사전 심의와 검열이 강화돼 만만치 않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화에서 안타고니스트(악당)가 나오면 반드시 징계를 받아야된다”며 “악당이 멋있게 표현되면 바로 시정지시 검열에 들어간다”고 소개했다. 또 “중국에서 선열이 낭자한 폭력장면이나 애정수위가 높은 장면은 절대 금물”이라며 “56개 소수민족을 결집시키기 위한 공안을 악당으로 표현해도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영화 제작에 들이는 공은 똑같기 때문에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중국에서 1억명 관객을 대상으로 영화를 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미국에서 ‘~슈타인’,‘ ~버그’등을 접미사로 끝나는 이름들은 유태인인데 워너브라더스나 21세기 폭스사 등 유태인들이 운영하는 영화사가 대세”라며 “앞으로 중국이 미국의 헐리우드처럼 된다면 우리 한국영화인들이 중국에서 유태인 역할을 하게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대와 호흡하는 한국 영화의 힘을 기대한다”며 “류승완 감독,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 등 후배 감독들과 함께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모험에 도전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차 교수는 60년 서울 출생으로 한국외대 불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91년 제작부로 영화계에 입문해 95년 우노필름을 설립하고 김상진 감독의 ‘돈을 갖고 튀어라’를 창립작으로 선보였다. 이어 김성수 감독의 ‘비트’를 제작해 황금카메라상 제작 공로상을 받았다. 그는<8월의 크리스마스>(허진호 감독. 청룡영화제 작품상),<처녀들의 저녁식사>(임상수 감독) 제작에 이어 1999년 신씨네, 명필름 등과 함께 ‘SUM’을 출범시키고 아이픽처스 공동대표가 됐다. 2000년 싸이더스 부사장이 되어 <플란다스의 개>(봉준호)를 제작했다. 이후 <시월애>(이현승), <무사>(김성수) <봄날은 간다>(허진호. 청룡영화제 작품상)에 이어 <화산고>(김태균), <결혼은 미친 짓이다>(유하), <정글쥬스>(조민호)를 제작했다. 2003년 싸이더스픽처스 대표가 되면서 <살인의 추억>(봉준호. 대종상 작품상 등 수상)을 만들었다. 이외에 <지구를 지켜라!>(장준환) <싱글즈>(권칠인), <말죽거리 잔혹사>(유하), <범죄의 재구성>(최동훈), <비열한 거리>(유하), <타짜>(최동훈.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연애의 목적>(한재림) 등을 제작했고, 2005년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로 부임했다. 2006년 싸이더스FNH 공동대표에 취임했고 2007년 한국제작가협회 회장이 됐다.

한성일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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