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월동화 속 장국영. |
만약이라도 그가 살아있었다면, 여전히 청년스러운 미소가 아름다웠을 겁니다.
만약이라도 그가 살아있었더라면… 우리는 4월1일을 단지 황당한 거짓말로 웃고 넘길 만우절로만 여겼겠죠. 1년 중 단 하루, 거짓말처럼 그리워지는 사람. 레슬리, 장국영.
2003년 홍콩 시내의 5성급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에서 장국영은 투신자살 했습니다. 만우절에 어울릴 만한 거짓말처럼 장국영의 죽음은 도무지 믿기 어려웠죠. 유작이 된 영화 ‘이도공간’을 촬영하며 우울증에 빠졌다는 기사를 본 적은 있으나 실제로 자살로 이어지리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10여년을 연인관계였던 당학덕과 새로운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다 끝내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 우울증, 삼합회, 타살 루머가 돌았지만 확인된 바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장국영의 비보를 들은 팬들이 9시간 만에 6명이나 자살하기도 했습니다.
장국영은 직물사업을 크게 했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와 함께 보낸 시간이 단 5일 밖에 되지 않을 만큼 큰 애정을 받지 못했고 유모의 손에서 자란 장국영은 늘 외로워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모와 가족으로부터 넘치는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장국영은 언제나 팬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넘치는 애정을 베풀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장국영을 추억하기를 다정했던 사람, 그리운 사람, 여전히 보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패왕별희 속 장국영. |
한때 장국영 신드롬이 한국에서 불기도 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1990년 투유 초콜릿 CF였죠. 당시 업계 꼴찌였던 투유는 ‘장국영 효과’로 무려 매출이 300배가 늘었고 TV광고와 신문지면이 발행되는 날을 별도로 공고해야 할 만큼 한국 팬들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 했습니다. 콘서트 티켓을 준다는 마케팅으로 불티나게 초콜릿이 판매됐죠. 이후 영웅본색, 천녀유혼, 패왕별희로 남성 팬에게는 로망이자, 여성 팬들에게는 로맨스로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죠.
이시기 홍콩영화 붐과 더불어 장국영을 향한 여심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됐습니다. 여전히 그를 생각하면 설렌다는 여성팬들이 다수인걸 보면 그를 향한 팬심은 현재도 진행중인가 봅니다.
천녀유혼에서 어리버리한 영채신, 해피투게더 속 맘보춤, 패왕별희 마음 여린 두치, 영웅본색 죽음 앞에서 딸의 이름을 지어주던 송아걸. 많은 작품을 이별선물처럼 남기고 간 장국영. 다가오는 그의 기일에 맞춰 영화 한편으로 그를 추억해 보는 건 어떨까요.
“너와 나는 1분을 같이 했어. 난 이 소중한 1분을 잊지 않을 거야. 지울 수도 없어. 이미 과거가 되어 버렸으니까”
그가 떠난 지 어느덧 13년, 영원히 2003년에 머물러 있는 장국영. 촉촉한 눈망울, 아름다운 미소 그립습니다. 보고싶습니다. /이해미 기자
뜬금포 정답은? 장국영은 영웅본색2까지만 출연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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