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제보에 의해 대덕구 읍내네거리에서 발견된 읍내동장승(왼쪽)과 지난 20일 회덕주민센터에 다시 세운 읍내동장승 모습. 임효인 기자 hyoyo@ |
<속보>= 최근 발견된 읍내동장승의 짝으로 추정되는 장승이 마을 주민의 제보로 발견됐다. 두 장승이 다시 한 곳에 세워질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진다.(3월 22일자 21면 보도)
28일 대전 대덕문화원과 동네 주민에 따르면 대덕구 읍내네거리 대전1ㆍ2산업단지 방면 화단 부근에 읍내동장승으로 추정되는 석장승 한 기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과거 법동천이 흐르던 곳으로 1991년께 복개 공사가 진행돼 지형이 상당부분 바뀌었다. 당시 대전엑스포 준비와 함께 대대적인 도로정비가 이뤄지면서 이번에 새로 발견된 장승 한 기는 기존 자리를 지키고 한 기는 옮겨졌다. 이곳에 남은 장승은 복개 공사로 인해 지면이 상승해 70~80cm가 땅 밑으로 묻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자리를 떠난 장승 한 기는 이달 중순 회덕주민센터 화단에서 대덕구블로그기자 이광섭(61) 씨에 의해 발견됐으며 남장승인 것으로 알려졌다.
40여년 동안 읍내동에 거주한 주민 임본규(70) 씨는 읍내네거리에 있는 장승이 읍내동장승임을 확신했다. 임 씨는 “이번에 회덕주민센터에서 장승을 다시 세웠다는 언론 보도를 본 후에 읍내동장승의 한 기가 거기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회덕주민센터에서 발견된 장승의 행방을 몰랐던 것이지 읍내네거리를 지킨 장승은 읍내동장승이 맞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마을을 지킨 장승의 행방이 드러난 가운데 원래의 자리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읍내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민 송원섭(68)씨는 과거 정부가 토속신앙을 탄압하기 전인 1960년대 중반까지 읍내동장승제에 참여한 기억이 있다고 증언한다. 송 씨는 “해마다 유사(장승제를 주도하는 집)를 선정해 마을 사람들이 연월태평하고 우마(당시 교통수단) 사고 없이 지내길 기원했다”며 “당시는 읍내동장승제를 먼저 지내고 당아래장승에 제를 지낼 정도로 마을을 대표하는 장승이었다”고 말했다.
임 씨도 “자리를 지킨 한 기라도 다시 세우려고 노력했지만 그동안 계속 무산됐다”며 “이제라도 두 장승이 다시 한 곳에 모여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덕문화원 관계자는 “과거 대덕의 문화재를 발간한 연구자에게 읍내동장승에 대한 확인을 요청한 상태”라며 “동네 주민 증언과 전문가를 통한 사실 확인 후 두 장승이 읍내동장승으로 밝혀진 후에 위치변경과 관련된 사항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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