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전시장애인체육회 수영 실업팀 훈련장을 가다

  • 스포츠
  • 스포츠종합

[르포]대전시장애인체육회 수영 실업팀 훈련장을 가다

  • 승인 2016-03-28 18:25
  • 신문게재 2016-03-28 10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 전병용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과 수영실업팀 감독과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전병용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과 수영실업팀 감독과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8일 오후 2시 신나는 음악소리와 함께 수영을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한 용운국제수영장.

수영을 하고 있는 시민들 사이로 선수훈련 전용 레인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수영 실업팀 이권식 감독의 모습이 보였다.

이 감독은 휠체어를 탄 불편한 몸이었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물 속에 있는 선수들도 이 감독의 말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했고, 감독의 지시에 따라 각자 레인을 왕복하면서 훈련에 열중했다.

한참 동안 레인을 왕복하던 선수들이 인터뷰를 위해 물 위로 올라왔을 때는 크게 놀랐다. 모두 수준급 수영실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큰 장애는 없을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주장인 김청후 선수는 교통사고로 어깨에 심각한 부상과 오른쪽 다리가 마비된 상태였으며, 박종만 선수는 선천적인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했다. 이기만 선수는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고,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돼 따로 훈련을 하고 있는 정양묵 선수와 강주은(여) 선수는 지적장애를 갖고 있었다.

1984년 88서울장애인올림픽을 앞두고, 당시 선수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수영에 입문한 박종만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이들에게 수영은 절망 속에서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 운동이다.

김청후 선수는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근대5종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24살이 되던 해 교통사고를 당하며서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됐다”며 “예전의 내 몸이 아니라는 사실에 2년 간 방황했지만,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하면서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기만 선수는 “전기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로 인해 왼쪽 다리를 절단하게 됐다”며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 수영을 접했고 지금은 선수로 제2의 인생을 살고있다”는 사연을 들려줬다.

수영을 통해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은 선수들로 구성된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수영실업은 창단 3년 만에 전국 최강 자리에 올랐고, 지금은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전병용 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대전시는 타 시ㆍ도에 비해 장애인체육에 대한 지원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내가 할일은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것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4.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5.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