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
우리가 꿈꾸는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며 머리를 맞대고 몇 달 동안 끊임없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며 하나씩 맞춰 가는 과정들을 보았다. 개교를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지만, 선생님들의 얼굴은 맑았다. 선생님들이 건네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따뜻하게 가슴에 와 닿았다. 서로 나누며 그 과정들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누구나 조금씩 다른 의미로 행복을 해석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누구나 행복을 찾는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은 마냥 즐거운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은 때로는 고달프고, 난관에 봉착하기도 한다. 때로는 난관을 이기지 못하고 실패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즉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 기쁨과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혼란과 고난을 경험하기도 하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이런 과정 속에서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립된 인격으로 자라면서 성숙하는 기쁨을 경험하고, 과정의 여유까지 즐기는 것이다.
세종혁신학교에서는 행복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 일 년간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들을 했다. 선생님들은 서로 모여 어떻게 가르칠까를 궁리한다. 교과서 속에서, 교실에서 나와 옆 반 선생님과 배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 과정에서 갈등도 있었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 피할 수 없는 갈등이다. 그러나 그 갈등 너머에는 혼자서 감당해내지 못하는 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값진 경험을 했다.
이렇게 행복을 찾는 선생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세종혁신학교뿐만 아니라 과정까지 즐기며 서로 다른 생각들을 공유하는 학습공동체를 만들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개교를 준비하는 선생님들, 만들어가는 세종시에서 행복한 교육을 꿈꾸며 전입해온 선생님들, 발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학교에서 새 출발을 하시는 신규 선생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우리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더 행복한 교육을 나눈다. 새로운 학교에서 행복한 교육을 꿈꾸는 생각들이 번지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 아이들도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겨 우위에 있음으로써 느끼는 행복보다 서로 협력하여 배울 때 더 큰 행복이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다양한 학생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서로 어울리며 사는 삶의 방법들을 익히고 있다.
지식을 전수받는 수동적인 배움에서 '왜?'라는 질문을 통해 배움의 이유를 찾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있다. 당당한 배움의 주체로 한 걸음씩 나가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성숙하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학부모님들은 교육의 '동반자'로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 모두의 행복을 위해 각자가 가진 여러 재능을 살려 학교교육의 적극적 참여자로 자임하고 있다. 교사뿐만 아니라 부모님, 더 나아가 지역사회가 함께할 때 우리 아이들은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행복한 교육의 변화는 혁신학교를 넘고 있다. 학교가 배움과 가르침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 되고,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성장하고 발달하는 공간이 된다. 학교 구성원들의 일상에는 배려와 존중이 자연스럽게 깃든다. 선생님들의 학습공동체 활성화와 더불어 학생 자치와 학부모의 교육 참여가 높아진다. 그래서 세종시의 모든 학교가 본연의 역할인 진정한 배움과 가르침의 공간으로서 충실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다. 그 변화의 모습들이 오늘과 내일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큰 흐름 속에서 서서히 변하고 그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그 행복한 실험을 세종혁신학교에서 하고 있다. 그리고 실험은 혁신학교를 넘어 모든 학교로 진행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행복한 변화의 촉진자로서, 지원자로서 노력할 것이다. 새로운 학교에서 누려야 할 행복은 우리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기 때문이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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