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하는 대전신평초. |
태블릿PC 이용, 학습자료 풍성… 커뮤니티 통해 실시간 의견 공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2배 ‘껑충’… 꾸준한 예산지원·인식개선 관건
“태블릿PC로 농촌의 풍경을 살펴볼까요. 모두들 앞에 있는 디지털교과서에 로그인 하세요.”
24일 대전신평초 스마트 교실. 23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태블릿PC로 디지털교과서 어플리케이션(앱)을 실행시킨다. 그러자 화면에 4학년 1학기 사회과 아이콘이 보인다.
오늘 배울 단원은 ‘촌락의 생활 모습’. 전자칠판에 농촌의 자연환경이 펼쳐지고 담임 교사가 가리키는 화면마다 동영상도 재생된다.
전자칠판의 내용은 학생 개개인이 소지한 태블릿PC에도 담겨있다. 논밭갈이, 모내기, 수확 등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농촌의 일상이 디지털 기술로 생동감있게 디자인돼 학생들의 흥미를 이끈다.
스케치북과 물감 없이 바로 ‘농촌 달력’도 만들어본다. 김태희 학생은 “사진편집 앱과 터치 펜만 있으면 나만의 달력을 직접 만들 수 있다”며 “사회수업이 즐겁고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이제문 학생은 “책속의 사진은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아 답답했는데 디지털 교과서는 돋보기 기능이 있어 손으로 터치만 하면 사진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디지털교과서와 연동된 학습 커뮤니티인 ‘위두랑’에 접속한다. 모둠별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고 관련된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댓글로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눈다.
김보희 교사는 “위두랑을 통해 제출한 과제를 확인하고 즉시 피드백을 줄 수 있다”며 “서로의 의견을 공유해 사고의 폭을 확장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학습 자료를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스스로 관리하는 자기주도적 능력 향상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평초는 지난 2013년 스마트교육모델학교를 운영, 2014년부터 디지털교과서 정책연구학교로 활동하고 있다.
신평초가 ‘디지털교과서 활용 교수·학습 모델 개발 효과’ 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2배 이상 신장됐고, 86%의 교사가 ‘만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이 끝나면 마무리 퀴즈와 보충심화 자료가 풍부해 혼자서도 복습이 가능하다. 또 위두랑은 학부모도 접속이 가능, 학습의 지속성과 자녀와의 의사 소통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다만 스마트기기 중독 등을 우려하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김 교사는 “디지털 교과서라고 하면 스마트폰, 인터넷 중독이 함께 떠오를 수 있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며 “수업에 참관한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갖고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디지털교과서의 인식개선 만큼이나 해결해야 과제가 또 있다.
김 교사는 “만 14세 미만은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회원가입 과정과 프로그램 설치 및 수리 등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는건 사실”이라며 “교육현장에서 잘 정착될 수 있도록 꾸준한 예산지원과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올해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 3곳을 지정하고 스마트교육 모델학교 10곳을 선정한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