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국 금산 거북이한의원장 |
일반적으로 갱년기는 여성들의 영역으로 인식되며 갱년기 하면 바로 폐경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폐경이란 여성의 생식능력의 소실을 의미하고, 갱년기란 폐경 이전(생식능력의 소실 이전)부터 성 호르몬(sex hormone)의 감소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포괄적인 기간을 의미한다.
여성 갱년기와 남성 갱년기 사이에 차이점은 생식 능력의 차이로 설명될 수 있다. 남성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생식 능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완전히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성은 폐경기 이후 완전하게 생식능력이 소멸된다. 따라서 남성에게는 여성과는 달리 폐경은 없지만 갱년기는 가능하다. 또한 남성 갱년기는 개인차가 크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남성은 30대 후반부터 성 호르몬 분비가 서서히 감소하여 70대에는 30대의 2분의 1, 80대에는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고, 남성호르몬(Testosterone)에 대한 표적세포의 민감성도 감소해 여러 가지 증상, 즉 갱년기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에게도 폐경이 아닌 갱년기(andropause)는 분명히 있으며 중년 남성들 주로 40대, 이르면 30대부터 흔히 몸이 예전과 다르다고 호소하는 증상들 대부분이 남성 갱년기와 관련 있다.
테스토스테론 이외에도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의 저하 또한 남성 갱년기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로 골밀도의 저하 및 근육 소실에 체형의 변화 및 체모의 탈락 등에도 연관이 있다.
노화와 더불어 멜라토닌의 저하도 보이는데 이는 스트레스 및 수면장애와도 관계가 깊다. 남성 갱년기 증상의 첫 신호탄은 대부분 '고개 숙인 남자'로 표현되는 성 생활과 관련된증상으로 나타난다.
성욕감퇴, 불면증, 원인모를 무력감, 만성 피로, 체형의 변화(중심성 비만), 체모의 감소, 근력의 저하(여성화), 관절통, 피부노화, 안면홍조, 발한, 장기적 증상으로는 골다공증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적혈구의 조혈작용의 감소를 감소하고 지질 대사에 영향을 미쳐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의 감소를 일으킨다.
한의학에서는 남성 갱년기를 신기쇠(腎氣衰)로 이해할 수 있다. 남성의 노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부신 피질에서 남성 호르몬의 분비 감소를 콩팥에서 양기(陽氣)가 감소되는 현상으로 보는 것이다.
현대의학적으로 신장, 즉 콩팥은 인체 내 노폐물을 처리하는 비뇨기계이기에 이 신장과 성호르몬이 무슨 상관이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신장은 콩팥 및 부신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부신피질에서는 성호르몬을 포함한 인체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호르몬들이 분비되는 것으로 보아 한의학에서 신장은 인간의 생장 및 생식에 있어 근본을 주관하는 장부로 인식하고 있다. 다음은 한의학의 최고 경전인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 중 1편인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에 나오는 내용으로 신기(부신과 관련된 부분적인 성호르몬의 기능)의 성쇠에 따라서 남성에게 나타나는 생리적인 변화에 대해 1주기 남자 8세로부터 8주기 장부, 64세로 구분해 남자의 신체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신기를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남성호르몬으로 이해를 한다면, 상고천진론에 언급된 천계는 안드로겐의 분비와 관련된 정소의 기능으로 볼 수도 있다.
생식기능을 조절하는 가장 윗단계인 뇌하수체의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의 역할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
천계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는 아직도 진행형이며, 서양의학적으로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개념이다.
남성 갱년기 극복에 대한 한의학적 열쇠는 천계의 유지에 달려있다고 본다. 호르몬 요법에 따른 내분비적 접근으로만 단순하게 갱년기를 극복할 수 없듯이, 한약의 치료도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보신양(補腎陽) 하여 비뇨 생식기의 기능을 강화하며, 강근골(强筋骨) 하여 근육 및 관절의 통증과 피로를 개선하며, 소간해울(疏肝解鬱) 하여 우울감, 불면 등의 제반 스트레스적 요소를 제거하여 성적 리비도(libido,욕구)의 회복 등이 동시에 이루어 져야 한다.
한약의 복용과 함께 음주의 절제나 꾸준한 운동을 통한 몸의 관리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김경국 금산 거북이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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