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희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공동대표 |
갑자기 궁금해진다. 그들은 언제부터 정치지도자로서의 꿈을 키워 왔을까. 자신의 꿈을 비전으로 삼아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역량을 키워온 걸까. 국가운영을 믿고 맡길만한 인물들인가 등.
대전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고 생활해 온 필자는 현수막에 등장한 주인공들의 면면을 익히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가는 길 건물에서 나부끼고 있는 예비후보자들의 커다란 얼굴모습이 드러난 현수막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정치적 야망을 품고 살아온 것과 정치지도자로서의 품성과 자질을 가진 것은 다르게 평가되어야 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해 온 사람들에게서 인정받지 못하고 지지받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을 알지 못하는 대중들에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역량있는 정치지도자로서 과장된 모습으로 선전하는 상황을 보고 있자면 때로는 코웃음이 절로 난다.
결혼하고도 가정은 돌보지 않고 외도를 일삼아 아내의 가슴을 시커멓게 멍들게 했던 사람도 있고,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주변 지인들을 힘들게 했던 사람도 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용기있는 도전정신으로 자신의 가치와 비전의 실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평소 지닌 가치관이 올바르고, 건전한 생활습관을 지닌 사람들이 정치지도자를 자청하기를 바란다. 국회의원은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의 삶의 질을 책임지는 입법기관으로서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후보들 면면을 살펴보면 어린시절부터 공부 잘하는 재원이어서 명문대를 나오거나, 대개는 미래가 기대되는 촉망받는 인재였던 경우가 허다하다. 사회생활은 내밀면 알아주는 직함의 자리에서 대접받으며 활동해온 경우가 많고, 사회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힘들게 자수성가하며 인생을 살아온 경우는 많지 않다.
경쟁위주의 우리 사회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없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생각하면 정치 리더들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정치를 꿈꾸고, 사회문제를 진단하며 대안을 만들어가는 정치인이 많아져야 할텐데 걱정이 앞선다.
많은 사람들의 행복해야 할 소소할 권리를 챙겨주는 미래지향적 정치인을 기대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자신이나 가족이 아플 때 비행기타고 선진국으로 날아가서 치료가 가능한 사람들은 상관이 없다. 일본식 '라멘'이 먹고 싶을 때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지 않고 훌쩍 비행기 타고 일본가서 '라멘'을 먹고 올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욕구충족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스스로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정치가 그들의 삶을 보듬어주지 않아도 된다.
정치가 필요한 사람은 자신의 문제와 욕구를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법과 제도는 그런 사회적으로 힘이 없는 사람들의 행복과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거리거리에서 보이는 예비후보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든 자신의 처지나 상황적 조건에 영향 받지 않고, 나름의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별을 줄여 나가는 정치인으로 성장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4·13 총선에 나서는 가슴 떨리는 도전이 국가 발전과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 대장정의 발걸음으로 새겨질 것이다.
김경희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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