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것만 알면 나도 이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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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것만 알면 나도 이세돌?

  • 승인 2016-03-19 17:06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바둑 어렵지 않아요. 기본 규칙 기억하면 됩니다. 바둑은 집을 짓는 게임이에요. 흑과 백의 돌로 땅을 많이 차지하면 되는 거죠. 승패는 집 수가 결정해요. 땅의 영역이 크면 그만큼 집도 많다는 뜻.

▲가장 기초적인 바둑판 전체의 이름부터 외워보세요.
▲가장 기초적인 바둑판 전체의 이름부터 외워보세요.


다함께 바둑판을 먼저 보겠습니다. 바둑판에는 총 9개의 큰 점이 있는데 이를 화점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제일 가운데 중앙을 천원이라 부르죠. 왼쪽은 좌상귀, 좌변, 좌하귀, 오른쪽은 우상귀, 우변, 우하귀라고 부릅니다. 바둑을 두려면 가장 먼저 외워보세요.

*집을 지어라!
집은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죠.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집을 짓는 걸까요? 흑과 백이 차례로 한 수씩 돌을 놓습니다. 여러차례 수가 지나고 나면 같은 색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발생하지요. 이 빈공간의 교점을 바로 집이라고 부릅니다. 이 집이 많을수록 승부가 판가름나죠. 바둑에서는 흑이 첫수를 두는 결정권이 있습니다. 첫수를 두면 그만큼 경우의 수가 많아지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한 흑의 핸디캡도 있습니다. 한국은 덤이라는 의미로 6집반을 백에게 더해주고, 중국식 룰로는 7집반을 자신의 기록에서 빼야 합니다. 지난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경기에서는 중국식 룰도 7집반을 백이 더 가져갔죠. 그래서 사활을 걸고 집을 사수해야 하죠.

*선을 따라 길을 만들자
오목에서는 대각선도 유기적인 관계로 보지만 바둑에서는 직선으로 놓인 돌만이 유기적인 이어짐으로 허락합니다. 붙어있는 돌들은 공동운명체가 되고 모여 있을 때 큰 힘을 발휘하게 되죠. 상대방의 맥을 끊되, 자신의 집을 잘 설계하는 노련한 수를 놓도록 장고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 장고를 하다보면 악수가 나온다는 사실도 기억하세요.

▲흑돌에 둘러싸인 백돌. 저 백돌은 나중에 백집을 줄이는데 활용합니다.
▲흑돌에 둘러싸인 백돌. 저 백돌은 나중에 백집을 줄이는데 활용합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돌이 사방으로 막혀 있을 때 죽어요. 잡힌 돌은 가지고 있다가 계가를 할 때 상대방 집수를 메우기 때문에 더블효과가 있어요. 돌을 잡아 내 집은 늘리고, 상대방의 집은 줄이는 이중적인 플레이죠. 프로기사들마다 성향이 다른데요. 이세돌 9단은 돌을 잡는 스타일, 이창호 9단은 집을 건실하게 짓는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바둑 볼때 관전 포인트로 삼아도 좋겠습니다.

*용어를 기억하라!
불계승=바둑의 기초를 익혔다면 이제는 바둑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알아봐야겠죠. 이세돌 9단이 불계승으로 패배했다는 타이틀의 뉴스를 보셨을 겁니다. 여기서 불계승이란 패배를 인정하고 돌을 던지는 것을 말해요. 최근 바둑의 추세는 계가를 하지 않는 불계승이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해요. 계가는 경기가 완료된 후 집 계산을 통해 확실히 승패를 가리는 것을 말하죠. 만약 내가 압도적으로 졌음을 인정할 때는 불계승을 선언하죠. 불계승이 아닐 땐 계가를 하는 것이 원칙이랍니다.

봉수=워낙 바쁜 시대라 국제적인 대회에서는 1인당 3시간이 주어집니다. 두사람이니까 6시간을 진행하지만 초읽기까지 이어지면 7시간 이상을 쓰기도 하죠. 이창호 9단이 어렸을 당시에는 기본 4~5시간 시합도 있었어요. 제한시간이 각자 다섯시간이면 초읽기까지 추가되면 10시간 이상을 대국하는 거죠. 이런 장시간 대국에는 점심시간 1시간이 주어집니다.
대국이 너무 길어진다 싶을 때는 ‘봉수(封手)’를 실시합니다. 기보에 자신이 내일 둘 수를 표시를 해 봉투에 넣고 보관 학 다음날 개봉해서 기보대로 이어서 두는 거죠. 일본에는 제한시간이 8~9시간인 대국이 3개 대회나 있다고 합니다.

▲단수는 탈출 할 길이 하나밖에 없는 순간을 말하죠.
▲단수는 탈출 할 길이 하나밖에 없는 순간을 말하죠.


단수=단수는 하나의 길이라는 뜻입니다. 상대의 돌로 완전히 둘러싸이기 바로 직전의 상황으로 단수만이 탈출구가 되는 것이죠. 처음 배웠듯이 대각선이 아니라 단수 또한 직선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바둑의 역사 언제부터인가
바둑의 역사는 무려 중국 요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니, 아시아 삼국의 성장과 함께 발전해왔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중국에서 한국,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졌으리라는 추측이 가장 신빙성 있지요. 일본 왕실의 유물을 모아놓은 창고인 ‘정창원’(나라현 도아이사에 소재)에는 백제왕실에서 하사했다는 바둑판과 바둑알, 바둑알을 담는 통이 전시되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바둑판과 바둑알로 불리는데, 정교하고 화려했던 백제의 기품이 그대로 느껴진다.

*한국기원은 청정구역?
현재 젊은 기사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경우가 압도적이고 40대 이상의 기사들도 대부분 금연을 했다고 하네요. 1990년대 후반까지는 흡연을 하며 대국하기도 했답니다. 상대 대국자가 비흡연자거나 선배일 경우는 매너를 지키기 위해 피지 않았어요. 일종의 예절이나 에티켓으로 생각한 것이죠. 이후엔 2000년대 초부터는 대국장 내부는 물론 복도에서도 피우지 못하도록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한국기원건물은 전부 금연건물로 볼 수 있습니다.

*세계랭킹 어떻게 정하나
세계링킹는 최근 3년 전 성적을 반영해요. 현재 중국 커제선수가 1위. 작년 말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대회, 중국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을 했어요. 이세돌 구단과 알파고가 경기하기 며칠 전인 농심신라면배에서도 이세돌 9단을 꺾고 우승했죠. 랭킹순위는 총 대국수로 정하게 됩니다. 현재 1위는 중국의 커제, 2위는 한국의 박정환, 3위는 일본의 이야마 유타 4위가 알파고, 5위가 이세돌 9단입니다.

이제 바둑의 기초와 역사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는데요. 어때요? 바둑 참 쉽죠?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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