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논산지역 양돈농가 5곳에서 구제역 양성(O형) 확진 판정이 나왔다. 방역 관계자들이 구제역 농장에서 살처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
논산에서 구제역이 대량 확산하면서 지역 방역활동에 초비상이 걸렸다.
충남 10곳 확진 중 최근 논산만 7곳이다. 돼지 반출이 다시 금지되는 등 축산농과 방역당국은 시름이 깊어졌다.
13일 당국에 따르면 전날 논산 광석면 농가 5곳이 구제역 확진을 받았다. 모두 사흘 전 발생 농가(도내 5번째)의 3㎞ 이내 농가들로, 당국의 예찰 과정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예찰활동 돌입과 함께 농림축산식품부는 충남전역의 돼지에 대해 지난 12일 0시부터 오는 18일 자정까지 타 시·도 반출을 금지했다.
전국 곳곳엔 통제초소 41개와 거점소독시설 49개소를 운영한다. 이동필 농림부 장관은 13일 오전 논산시 구제역 상황실을 찾아 방역실태를 점검하고 확산방지에 총력을 다 해줄 것을 당부했다.
축산농은 낙심이 크다. 적정기를 맞은 돼지 출하를 놓치면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농장에 남은 돼지들이 매일 먹어치우는 사료 값도 추가되며, 당분간 구제역 돼지·지역이라는 트집도 잡힌다. 축사 운영만으로 눈치까지 보인다는 하소연이다.
정부는 임상·혈청검사를 통과한 새끼돼지는 조건부 이동을 승인할 계획이다. 축주들은 항체 형성률 100%에 가까운 국산 백신 개발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방역 공무원들은 고기의 가치 하락과 유산을 이유로 접종을 꺼리는 축주들의 실태와 잘못된 접종법을 꼬집는다.
보통 충남의 항체 형성률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70% 안팎이지만, 이번 구제역 발생 농가들은 4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당국의 조사결과 밝혀졌다.
정확한 방법으로 두 번씩 의무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관련 공무원들은 항시 대기 상태로 피로가 심하게 누적되고 있어 이 또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다만 지속적인 주의 상황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논산시 방역당국과 축주들이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역 언론에선 논산의 한 발 늦은 소독소 설치와 규정을 어긴 이동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신속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지만, 도내 10곳 중 7개 농장 확진이라는 상황은 앞선 지적에 신뢰가 갈 수밖에 없다. 논산 한 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2.3% 정도로 확인되기도 했다. 당국은 이 농가에 대해 200만~10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검토 중이다.
도내 구제역은 지난달 17일 공주와 천안에서 첫 발생했고, 같은 달 24일 공주에서 재발했다. 이어 논산에서만 지난 7일과 10일 발생한 뒤 이번에 5곳에서 동시 발생했다. 충남에 앞선 올해 국내 첫 발생은 지난 1월 전북 김제와 고창지역이다. 구제역 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중 '주의' 단계다. 정부는 상향을 검토했지만, 아직 충남도내 확산으로 경보 발령을 미뤘다.
한편 발생 지역인 천안과 공주에서는 최근 아우내 봉화제와 삼일절 기념식 등 대규모 행사는 취소했지만, 일부 소규모 행사는 그대로 진행해 전염 우려를 부풀리기도 했다. 발생 지역 중심으로 행사 등을 전면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온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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