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언론학계에서 비판 커뮤니케이션과 정치커뮤니케이션의 대가로 불리는 이효성<사진> 한국기자협회 한국기자상 심사위원장(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저녁 성균관대 수선관에서 '소통으로 본 인간과 사회'에 대한 특강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강제력의 실행을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지 않지만 강제력은 행사자에게도 부담이기 때문에 그것을 회피하기 위한 사전 소통이 있게 되고, 강제력이 일벌백계를 위한 경우에는 강제력의 행사 그 자체가 하나의 소통행위”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조작은 암시, 정보조작, 사건 조작 등과 같은 상징성을 이용한 기만적인 방식의 소통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또 “설득은 그 자체가 소통 행위로 상대에게 명령을 하지 않고 상대에게 주장을 제시해 그 주장에 근거해 움직이게 하는 가장 민주적인 권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권위는 명령과 복종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권력으로 명령이라는 소통을 필요로 한다”며 “명령은 간단명료한 일방적 소통으로, 그에 대한 복종은 명령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명령을 하는 사람의 지위, 능력, 개인적 품성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소통의 수단인 언어의 다양한 기능들을 설명하고 외로움, 치유, 공감, 욕구충족, 상품, 정치, 분신, 역사, 종교, 진선미에 있어서 소통의 문제에 대해 밝혔다. 이 위원장은 특히 “진실은 합의를 필요로 하고, 사회는 성원들에게 끊임없이 권선징악적인 내용을 소통하도록 한다”며 “사회 성원들은 신화, 우화, 동화, 위인전, 문학작품, 연극, 드라마, 영화 등 그런 내용에 의해 사회화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언어의 구실에 있어서 소통은 주로 말로 행해지지만 때에 따라서는 표정이나 몸짓과 같이 비언어적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배우는 비언어적 표현 능력이 뛰어나야 일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어적 소통은 흔히 정보나 지식을 주고받는 것이 주된 기능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이는 일부에 불과하고, 말은 사유적 기능, 기록적 기능, 식별적 기능, 생리적 기능, 오락적 기능, 친화적 기능, 소통적 기능과 같은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이 꼭 봐야될 영화로 미국 보스턴 글로브지 탐사보도팀의 퓰리처상 수상 스토리를 영화화한 '스포트라이트'와 우리나라 영화 '귀향'과 '동주'를 적극 추천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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