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연구원이 모여 원내 소원의 방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봤다.
이들은 단순히 바둑 경기 관람이 아닌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분석하고 알파고의 기술에 대해 토의하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사진>
알파고의 알고리즘은 몬테카를로트리탐색(Monte Carlo Tree SearchㆍMCTS)으로 최선의 수를 찾기 위해 다수의 시뮬레이션이 사용돼 효율적인 수를 추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알파고의 첫수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알파고는 첫수를 MCTS 계산을 적용해 놓는다는 의견과 정해진 패턴대로 화점에 놓는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알파고는 첫수를 두기까지 약 1분 30초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연구원들은 알파고가 첫수를 위해 1분 30초 동안 MCTS를 통해 계산을 수행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경기 초반, 이세돌 9단은 평이한 수보다 색다른 수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한 연구원은 “알파고는 승리한 경기를 학습해 확률적으로 바둑을 둔다”며 “따라서 이세돌 9단이 평이하거나 지금까지 나왔던 수를 둘 경우 본인이 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저런 선택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진행되면서 알파고가 응수타진(결정하기 전에 먼저 상대방의 뜻을 묻는 착수 행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파고는 40수 이상을 내다볼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응수타진 또는 의외의 수를 놓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 연구원은 설명했다.
경기가 끝으로 다다르면서 ETRI 연구원들은 알파고의 실력을 후하게 평가했다.
알파고 실력은 3개월 전 판후이 2단과의 경기에서 ELO 포인트 약 3200점(프로 3~5단 수준) 정도로 평가된 것과는 다르게 이번은 이세돌과 비슷한 3400~3500점(프로 9단 수준) 정도로 평가됐다. 판후이와의 경기 이후 알파고는 학습을 통해 발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최종적으로 세기의 경기 1차전은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승리로 끝이 났다.
손영성 ETRI 박사는 “알파고가 3개월 새 지능이 다소 향상된 모습을 보였지만 이런 알파고에게도 약점은 존재할 것”이라며 “항상 평균값이나 정해진 값으로 계산을 해 내다보니 강력한 한 수를 두거나 상대방의 실수를 뒤집는 등의 수를 두지 않는 특성이 있어, 실수를 절대 하지 않는 점이 바로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소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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