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당 900원이 정부몫…주유소 잡는 '고(高)세금'

  • 경제/과학
  • 물가동향

리터당 900원이 정부몫…주유소 잡는 '고(高)세금'

높은 유류세에 마진율 바닥 … 대전 주유소 1년새 17곳↓ 순이익 리터당 100원도 안돼 국제유가 하락 반영도 어려워

  • 승인 2016-03-07 18:22
  • 신문게재 2016-03-08 7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 연합뉴스 제공
▲ 연합뉴스 제공

기름값에 붙는 높은 세금 탓에 대전지역 주유소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휘발유를 5만 원 주유하면 60% 가량이 세금으로 빠져나가 마진율이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세금탓에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쳐도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체감이 적은 이유다.

7일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지회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역 주유소는 총 267곳으로 1년 전(284곳)보다 17곳 줄었다. 지역 주유소는 매년 감소세다. 2013년 291곳에서 2014년 286곳으로 마진율을 참지 못해 폐업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었다.

폐업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데는 세금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교통세와 교육세, 주행세로 나눠지는데 교통세는 529원이 부과되며 교육세는 교통세의 15%, 주행세는 고통세의 26%를 내야 한다. 이 금액에서 부과세 10%를 붙이면 유류세가 완성된다. 경유의 유류세는 교통세가 375원으로 다르고 나머진 같다.

ℓ당 900원이 넘는 세금 탓에 기름을 팔아봤자 남는 게 없다고 주유업계는 입을 모은다. 여기에 임대료, 인건비, 자동세차 운영비용 등을 빼고 나면 순수익은 ℓ당 100원도 못 건지 게 된다.

유류세가 워낙 크다보니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최소한의 마진을 위해 기름값 내리기가 버겁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넘었을 때와 현재 30달러 선에서 머물 때와의 가격 체감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는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연매출 10억 원을 초과하는 개인사업자에게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 우대 적용대상에서 제외시켜서다.

주유업계는 매출 10억 원 중 절반 이상이 세금으로 채워지는데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진흙탕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폐업을 결정하더라도 비용이 만만치 않아 매수자를 찾는 업주들도 상당하다. 대전지역 명의 변경을 살펴보면 2013년 43개의 업체가 명의를 이전했으며 2014년과 지난해 각각 71개의 명의 변경이 이뤄졌다.

매수자를 찾는 이유는 폐업비용이 원인이다. 폐업 시 토양오염이 되지 않았을 때 구조철거비용 등 통상 1억 5000여 만 원이 들고, 오염 정도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주유소협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주유소에 높은 세금을 책정하다보니 업주들의 앓는 소리가 터져나오는 상황”이라며 “유류세가 낮아져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저렴한 기름을 소비자가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조훈희 인턴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성구청소년수련관 2024 전국 우수 청소년운영위원회 선정… 6년 연속 쾌거
  2. [풍경소리] “다쳐도 좋을 마음은 세상 어디에도 없어”
  3.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경북의 대표 문화공간 <청송야송미술관>
  4.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4년 9월16일 월요일
  5. 대전태평중, 대전경찰청과 등굣길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1. [충남 단풍 생태여행지를 소개하다] 6. 곡교천 은행나무길
  2. "뉴 라이프 웰리스 유성온천"… 유성온천지구 활성화 외국인 팸 투어
  3. '아~ 식민과 제국의 교차로, 대전역이여' 문학 속 대전정거장은?
  4. 대전 백화점 명절 휴무일은 언제?... "방문 전 확인하고 가세요"
  5. 6경기 무패행진 대전하나시티즌…무엇이 달라졌나

헤드라인 뉴스


대전오월드서 불꽃놀이 중 화재…부여서 벌초하러 가던 차량 추락사고

대전오월드서 불꽃놀이 중 화재…부여서 벌초하러 가던 차량 추락사고

추석 연휴 기간인 주말 사이 대전과 충남에서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16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15일 오후 8시 43분께 중구 사정동 오월드에서 불꽃놀이 행사 중 화재가 일어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력 36명, 장비 13대를 투입해 25분 만에 불을 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꽃놀이 파편이 인근 소나무 가지에 떨어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부여에서는 산에 벌초를 하러 가던 일가족이 탄 차량이 절벽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충..

보이스피싱범에 속아 돈 잃을 뻔한 70대…경찰·은행이 피해 막아
보이스피싱범에 속아 돈 잃을 뻔한 70대…경찰·은행이 피해 막아

추석을 앞두고 보이스피싱범에 속아 3000만 원을 인출하려던 70대 어르신을 경찰과 은행원이 발견하고 사전에 피해를 막았다. 16일 대전대덕경찰서에 따르면, 70대 노인 A 씨는 지난 9월 12일 국민카드와 금융감독원 직원, 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게 협박 전화를 받았다. "본인(피해자) 명의로 카드가 발행돼 해외로 1억 7000만 원이 송금된 이력이 있어 불법자금으로 처벌된다며 3000만 원의 카드론 대출을 받으라"는 연락이었다. A 씨는 당일 카드론 대출 신청을 한 후 다음날인 13일 오전 11시께 카드론 대출금을..

추석 맞이 옛날신문 시리즈(2)  `TV편성표로 본 방송 3사의 시청률 전쟁
추석 맞이 옛날신문 시리즈(2) 'TV편성표로 본 방송 3사의 시청률 전쟁

30년 전 추석에는 어떤 TV에는 어떤 프로그램이 방영됐을까? 다채널 시대인 요즘도 명절을 전후해 영화 개봉작을 비롯해 '아이돌 체육대회'등 명절 특집 프로그램이 휴일을 맞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유혹하고 있다. 유튜브나 SNS 등 손안의 미디어가 확대되면서 과거에 비해 시청률 경쟁이 치열하진 않지만, 추석 연휴 안방극장은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흥밋거리다. 1995년 추석은 9월 9일이었다. 당시 중도일보는 9월 8일자 지면 11면과 12면 2개면에 추석연휴 TV프로그램 편성표를 실었다. 종합편성 채널이 없었던 당시에는 방송..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옛 추석은 어땠을까?’ 사진으로 보는 추석명절 모습 ‘옛 추석은 어땠을까?’ 사진으로 보는 추석명절 모습

  • 이제는 사라진 명절 모습 이제는 사라진 명절 모습

  • 추석 연휴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와 버스전용차로 시행 추석 연휴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와 버스전용차로 시행

  • ‘추석 연휴에도 진료합니다’…대전 5개 보건소 순차적 비상진료 ‘추석 연휴에도 진료합니다’…대전 5개 보건소 순차적 비상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