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 있는 벤처기업 피에스(PS)는 프린팅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잉크젯 솔루션 업체다.
창업 3년 만인 지난해 국외 유수의 대학과 미국 MIT출신들이 설립한 벤처회사 등에 잉크젯 프린팅 연구용장비를 수출하며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 분야에서 새로운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산 소재 성동마린은 지상과 해상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프리어스(FreeEarth)'라는 수륙양용보트를 자체기술로 제작해 내는 데 성공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제품판매에 나섰는데 국내외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국외제조사에 비해 제품가격은 싸고 기술은 진일보했기 때문이다.
일부 중소기업의 이같은 성공사례는 눈부시지만 이면엔 업체 대표의 남모를 고통과 직원들의 눈물이 숨어있다.
이들은 상존하는 실패 위험성을 떠안은 채 사재를 털어 투자하고 수년간 밤샘연구에 몰두해 제품을 개발, 시장에 내놓은 경우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기업가의 개인적인 투자와 뚝심, 여기에 운까지 작용해야 기업이 설 수 있는 반면 한번 삐끗하면 회생 불가능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우리 기업생태계의 후진적 구조인 것이다.
지난해 대전충남에서 18개 기업이 자금난 등으로 부도를 맞았고 매년 30여 곳이 문을 닫고 있으나 일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중소기업은 매출액 150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평균 19.4년이 걸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소기업을 졸업한 초기 중견기업 239곳을 대상으로 법인 설립 후 졸업까지 소요기간을 설문한 결과다. 26%의 기업은 20~30년, 18%는 30년 이상 걸렸다고 답했다.
이런 현실에서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복지·인식 등 3저(低)와 인력난·이직난·저생산성이라는 3약(弱)을 '협업'으로 극복한 사례는 눈에 띈다.
대전세종충남작물조합(이사장 신원택)은 지역에서 농약이나 자재판매를 하는 중소업체 76곳이 모여 만든 조합이다.
공동구매를 통해 질 좋은 제품을 사들이고 이를 다시 농업인에게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조합 설립 초기 190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역 내 협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중소기업협동조합은 54개, 여기에 3200여 중소기업이 조합원으로 가입·활동 중이다.
이들은 개별기업의 한계와 열위를 공동의 원자재 구매·기술개발·품질관리·마케팅으로 극복해 내고 있다.
지역 전체의 산업역량을 높이는 것도 중소기업 활로 찾기에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박노우 중소기업진흥공단 대전지역본부장은 “대전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산업기반이 취약한 만큼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대기업 유치,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전후방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산업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희원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이 어려워지면 일자리와 세수 감소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지방정부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시행하고 기업과 관련단체들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함께 역량을 집중해야 중소기업과 지역경제의 선순환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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