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이야기]테이크아웃…유행으로 마시고 있진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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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이야기]테이크아웃…유행으로 마시고 있진 않나요?

1980년대는 믹스커피 '전성시대'… 1999년 스타벅스 등장으로 쇠퇴

  • 승인 2016-03-03 18:19
  • 신문게재 2016-03-04 13면
[바리스타 P의 커피 이야기] 39)

▲ 박종우 바리스타
▲ 박종우 바리스타
1980년대 들어오면서 동서식품의 '맥심'이 출시되고 '커피의 명작'이라는 광고 카피와 함께 음악가, 시인, 작가 등의 명사를 모델로 내세워 시리즈로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1989년 두산이 네슬레와 손잡고 한국네슬레를 설립 후 1970년대부터 20년간 '맥스웰'과 '맥심'으로 국내시장을 독점했던 동서식품에 도전장을 냅니다. 이때부터 광고전쟁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89년 크라운제과는 원두커피 전문점 '자뎅'이 압구정 1호점을 개설하고 미원은 '나이스데이'로 신촌 1호점을 개설합니다. 그 후 '브레머', '도토루' 등이 토종 커피전문점 시대를 열어갑니다. 1990년대 토종 커피점은 1999년 이후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형 외국계 커피전문점의 등장과 국내 대기업의 대형커피전문점 진출에 따라 서서히 쇠퇴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지도 120여 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 커피는 당연히 원두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 마셨습니다(1961년 Faema E61이 현대적 의미의 커피머신 시초). 그러나 6·25전쟁과 급격한 사업화를 거치면서 인스턴트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으며, 다시 1990년대에서야 다시 원두커피를 마시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99년에 '셀프서비스', '미국문화'로 대변되는 '스타벅스'가 우리나라에 상륙하면서 우리의 커피문화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현재 우리는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길거리를 걷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에 살고 있습니다. 커피 맛을 즐기고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떤 문화로, 유행으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시점입니다.

전국의 커피 전문점은 2010년 8000개, 2011년에는 1만2400개의 매장에서 2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커피 산업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커피전문점도 길거리마다 넘쳐납니다. 120년의 커피 역사에서 지금쯤 우리는 '내가 어떤 커피를 마시고 있는지', 그냥 매장에서 주는 커피가 아니라 '내가 커피를 선택해서 마시는', '알고 마시는 커피'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 스페셜티 커피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스페셜티 커피 소비량은 이제 10% 대입니다. 인스턴트 문화의 대명사인 미국도 스페셜티 커피 소비가 50%이고, 많은 북유럽 국가들은 스페셜티 커피 소비가 90%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 좋은 커피로 우리의 커피 문화를 만들 때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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