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책읽기]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가르침

  • 문화
  • 문화/출판

[맛있는 책읽기]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가르침

  • 승인 2016-03-03 14:41
  • 신문게재 2016-03-04 12면
  • 김경숙 자양도서관 사서김경숙 자양도서관 사서
[사서들의 맛있는 책읽기] 창가의 토토

▲ 김경숙 자양도서관 사서
▲ 김경숙 자양도서관 사서
예전에 우연히 '구로야나기 테츠코'라는 사람에 대해 쓴 글을 읽게 되었다.

일본의 유명 여배우, 토크쇼의 진행자이며 평화 운동가인 그녀가 어린 시절을 회고한 자전적 소설이 일본출판계에서 최고의 판매부수를 기록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판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소설을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후 '창가의 토토'라는 제목으로 우리말로 번역 출판되었고 바로 구매해서 읽었다. 그 즈음 나는 막 육아를 시작하던 때라서 더욱 '토토 이야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다운 생각과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이 책은 지금까지도 나에겐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이다.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그 어떤 육아관련 전문서적보다 자녀를 키우면서 순간순간 생각나는 육아지침서가 됐다.

토토는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산만하고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엉뚱한 아이라는 이유로 퇴학을 당한다. 그리고 새 학교인 도모에 학원으로 가게 된다. 전철 여섯 량이 교실이고 뿌리 내린 나무가 교문의 모습을 한 도모에 학원. 그 곳에서 토토는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귀 기울여 들어주시는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을 만난다.

'아이들이 제각기 몸에 지니고 태어나는 소질을 주위 어른들이 손상시키지 않고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하는 문제를 항상 생각하였던 도모에 학원은 보통학교와는 다른 독특한 방식의 수업을 했다. 학생 본인이 좋아하는 과목부터 공부할 수 있고, 자연이나 역사, 생물공부는 즐겁고 신나는 놀이시간 같은 '산책'으로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했다.

또 모든 학생들이 발가벗고 다 같이 학교수영장에서 수영하며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모두 똑같은 아이들이라는 걸 알게 했다. 이처럼 도모에 학원의 교장선생님은 아이의 개성과 창의성을 길러주고, 생활 속에서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바라보게 하고 틀림이 아닌 다름을 알게 해 주셨다.

또한 교장선생님은 자신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은 스스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 주고, 언제나 토토에게 '넌 사실은 정말 착한 아이란다'라고 말해 주셨다. 이 말은 자신감과 배려심을 키우는 힘이 되었고 토토의 인생에 큰 지침이 됐다.

가정에서도 아이의 순수함을 이해하고 행동과 생각을 항상 존중해 주며 올바른 교육을 하고자 노력하는 부모님은 토토에게 바른 심성을 키우는 밑거름이 됐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들에게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지나온 게 아니었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최근 자녀를 학대,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뉴스를 연이어 접하면서 그 아이들에게 어른이란 이유만으로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더 이상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의 교육철학을 다시 새겨보면 좋겠다.

“어떤 아이든지 갓 태어났을 땐 선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점점 커가면서 이러저러한 주위 환경이나 어른들의 영향으로 변질되고 만다. 그러니 이런 선한 기질을 일찌감치 찾아 그걸 키워주며 개성 있는 사람으로 자라게 해야 한다.”

김경숙 자양도서관 사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