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기 국민안전 현장관찰단 당진시 위원 |
3월은 계절상 봄으로 접어드는 달이다. 여전히 추운날씨와 눈이 계속돼 봄이 오는 것이 더디게 느껴지지만 어느 새 일기예보는 낮 최고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고 있다.
겨울 추위에 움츠렸던 몸이 봄기운에 녹으며 나른해 지는 것처럼 땅이나 건물도 마찬가지로 2월 중순에서 3월까지 약해지며 이 기간을 해빙기라고 한다.
해빙기에는 땅이나 건물 틈새에 스며들었던 물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고 물이 얼면서 부피가 커져 틈새를 크게 만들어 낡은 담이 무너지고 공사장이 붕괴하고 절개지에서 낙석이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국가적으로 보면 최근 8년(2007년~2014년)간 총 68건의 해빙기 안전사고로 41명(사망 16명, 부상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한 2014년 3월 16일에는 서울 북한산 국립공원 인수봉 암벽등반로에서 낙석이 발생해 등산객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2009년 2월15일에는 판교신도시 내 터파기 공사현장에서 붕괴로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를 당했다.
시에서도 지난 한 해 동안 사망 6명, 부상 92명 등 총 98명의 재난안전사고 인명피해가 있었다. 해빙기 안전사고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 건물붕괴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미리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국민안전처에서는 국가안전대진단(2.15~4.30)과 연계해 전국의 모든 급경사지 1만4060개소에 대한 해빙기 안전점검을 지난 1일 부터 오는 3월 31일까지 실시하고 위험요인 발견 즉시 보수·보강할 예정이다.
특히 자체적으로 축대·옹벽, 터파기 등 공사장, 노후주택 등에 대한 일제점검을 통해 지역사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전수조사나 일제점검에는 점검대상에 한계가 있고 시간상 제약으로 모든 위험요소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내 주변의 안전을 확보하고 더 큰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의 안전에 스스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선 우리 집 주변의 담장이나 건물에 균열이나 지반침하로 기울어져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한다. 특히 주변에 축대나 옹벽에 균열이 생기거나 배부름 현상이 발생하는지 관심이 필요하다.
혹시 집 주변에 공사장이 있다면 추락방지 및 접근금지 등을 위한 안전시설이 있는지 확인하고 위험지역에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또한 주변에서 위험요소를 발견했을 때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안전신문고’를 통해 신고하거나 긴급한 경우 지자체, 119 등에 지체 없이 신고 해야한다.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펴낸 「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에 나오는 주목할 만한 법칙이 ‘하인리히 법칙’이다. 미국의 보험회사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1920년대의 산업재해 사례를 분석한 하인리히에 따르면 큰 재해 1건이 발생하기 전에 29건의 작은 재해가 발생하고 그전에 300건의 사소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힌 것으로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정 기간 동안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다는 것이다.
300건에 해당하는 사소한 사고와 전조는 시민들의 조그만 관심으로도 쉽게 방지할 수 있다. 시민들이 생활주변의 위험요소를 인지하고 찾아내는 역량을 갖춤으로써 생활안전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대형 자연재난 및 사회재난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국민안전현장관찰단원으로서 생활주변의 위험요소를 발굴해 신고하는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국민안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책임감과 자부심이 생긴다.
김종기 국민안전 현장관찰단 당진시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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