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소프트웨어(SW) 교육 강화를 위해 4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은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컴퓨팅 사고력'을 꼽는다. 컴퓨팅 사고력이란 데이터 수집·분석 등 컴퓨팅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기반으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세계 흐름에 발맞춰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초등학교부터 SW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우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도래한 스마트 시대, 현재 우리나라 SW교육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편집자 주>
▲미래부·교육부 'SW 교육' 활성화=올해 대전지역 초·중·고 24개교가 소프트웨어 교육 연구·선도학교로 선정돼 학교당 1000만원을 지원받는다.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2018년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에 앞서 대전 24개교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연구·선도학교 총 682개교를 신규 선정한다.
이로써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는 지난해부터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교육부 연구학교 68개교, 미래부 선도학교 150개교를 포함해 총 900개교로 늘어난다.
지난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은 학생은 7만여 명으로 올해는 25만명, 내년에는 48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되려면 지난해 2월 교육부가 발표한 지침에 따라 정규 교육과정에서 일정 시간 이상 소프트웨어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초등학교는 '실과'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연간 17시간 이상, 중학교는 '정보' 과목과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연간 34시간 이상 소프트웨어 교육을 운영해야 한다. 고등학교는 정보 관련 과목을 편성해야 한다.
지원금은 학교당 연평균 1000만원이며 소프트웨어 교육 교육과정 운영, 교사 연수, 학부모 홍보, 교육 기자재 구입 및 인프라 개선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준식 부총리는 “SW 교육은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과 체감 만족도가 높고, 세계적인 SW 인재를 길러내는 기반이 되는 과목으로서, 공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사 전문성·지속성 등 관건=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세계 주요국은 21세기 주도권 확보를 위해 초·중등 SW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운영하는 등 컴퓨팅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SW 교육현장 안착을 위해 우수사례 발굴 확산 등에 집중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해 초·중교원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했으며, 학부모의 이해를 위해 SW교육 토크콘서트도 열었다.
또 선문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L) 등 지역사회와 SW교육 활성화 및 상호협력 기반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SW교육 교사 인력 수급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초등학교는 놀이와 체험방식 수업으로 담임 교사가 감당할 수 있으나, 중학교는 프로그래밍 기술을 갖춘 IT 전공자 교사가 필요하다. 더욱이 일정 기간의 연수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SW교육을 학교현장에서 잘 적용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SW업계 현업에 있는 사람들도 SW기술 변화를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사들이 대응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정권에 따라 입맛대로 바뀌는 교육정책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현재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에서 단기적 성과에만 급급할 경우 SW교육은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기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초등학교에서 SW교육을 한다고 해도 입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중단될 우려도 제기된다.
▲SW교육 기대효과=SW 교육은 프로그래밍 언어 습득 자체보다 사고를 절차화 하는 과정을 통해 논리력과 문제해결력 등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을 증진시킨다.
또 동일한 문제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접하게 되고, 여러 친구들과 팀별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건전하게 소통하고 공유하는 능력도 함께 키울 수 있다.
실제 안성진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의 '초·중등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과 논리적 사고력 향상과의 상관관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문제의 특성 및 해결책을 발견·설계하는 문제해결 능력이 20.41%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요소들간의 논리적 관계를 파악, 해결책을 찾는 논리적 사고능력 37.45% 올랐고,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확산적 사고 능력 22.28% 향상됐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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