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캠프에서 선수단 타격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한화이글스 제공] |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지난 1월 15일 일본 고치 1차 스프링캠프를 시작으로 지난 13일 오키나와(2차)로 자리를 옮겨 구슬땀을 쏟고 있다. 수년간 최하위에 머물던 한화는 김 감독이 부임하며 지난해 막판까지 5강 싸움을 펼치다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한화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궂은 날씨와 독감 등 여러 악재에도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며 '가을 야구' 이상을 꿈꾸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김 감독을 만나 스프링캠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들어봤다.
인터뷰 내내 김 감독은 전체적인 훈련량에 못마땅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고치와 오키나와 날씨 혜택 못 받았다. 아무래도 추우니까 투수들의 탬포가 늦어지고 있다. 야수들도 위축되니까 힘들다. 전체적으로 캠프 진도는 많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페이스가 2주 정도 늦어지고 있다. 2월 중순이 넘었는데 2월 초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부상도 있었고, 독감도 있었고, 악조건이 많았다. 오늘 외야 수비 훈련하는 것 보니까. 작년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시즌 도중에 저런 선수들로 시합을 어떻게 이기나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 막판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부상선수들이 많이 생기면서 예상보다 적은 훈련을 진행했다.
김 감독은 “강하게 하려고 했지만, 중간에 여러 차례 계획이 바뀌었다”면서 “실질적으로 보니 부상자들이 많았다. 강하게 하면 손해를 본다. 선수들이 금방 아프다고 하니 캠프가 자유로워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 시즌 수비와 주루에서 여러 차례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김 감독은 “작년을 돌아보면 시합에 진 원인이 수비와 주루에 있었다. 그것을 강화하려고 했다”면서도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해야했는데 외야 수비가 형편없다. 이것밖에 안 되나 싶다. 이 정도 가지고는 외야 맡길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김 감독은 “정근우를 제외하고는 주전이 정해지지 않았다. 수비가 나쁘면 시합에 안 쓸 생각이다. 포지션 별로 보면 선수들 간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올 시즌 한화의 부족한 점으로 선발진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지난해보다 강해졌다. 기대치가 어딘지 봐야 한다. 머릿수가 많아졌다”면서 “선발은 고정하지 않고 운영할까 한다. 1~5 선발 딱 정해놓지 않겠다. 상황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정우람, 심수창 등 주요FA 선수를 영입했다. 여기에 지난해 선풍을 일으킨 에스밀 로저스와 젊은 메이저거포 윌린 로사리오를 외국인 선수로 데려오며 적극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김 감독은 정우람이 오면서 확실히 (불펜이)좋아졌다. 지금은 우람이 상태를 봐야 한다. 권혁도 그렇다”면서 “이 시점에 불펜 보직이 머릿속에 잡힌 게 없다. 캠프 성과가 2주 정도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감독은 “로저스는 제 몫을 해줄 것 같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중 아직 한 명이 안들어왔다”면서 “히스를 테스트 중이지만 개막 이후에 들어 올 수도 있다. 늦으면 시즌 개막 이후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야수(로사리오)도 보니까 크게 기대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생각보다 수비가 안 좋다. 포지션을 고민해봐야 할 거 같다”고 불만을 보였다.
한화는 지난해 차일목과 송신영, 이재우 등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충원했다. 김 감독은 “작년에 선수층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들을 노장들이 잘 메워줄 것”이라며 “특히 차일목이 포수로 어느 정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김재영, 김주현, 강상원 등 신인 선수를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김 감독은 “분위기라고 하는 것은 그냥 가르치기 어렵다. 자기가 실질적으로 보고 느끼라고 데리고 왔다”면서 “김민우와 김범수가 괜찮아 보인다. 김재영은 제구력이 떨어져 시즌 상황에 따라 기용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작년 막판에 가라앉아 가을 야구에 실패했다”면서 “올해는 마지막까지 잘해서 가을 야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오키나와=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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