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일목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베테랑 포수 차일목(35)이 한화 이글스에서 새로운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출발은 좋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차일목은 연습경기에 출전해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는 물론 지난 몇년간 약점으로 지적되던 도루 저지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 타격까지 잘 되고 있다. 특히 건강하게 캠프를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캠프를 치르면서 차일목은 조인성과 함께 안방을 지킬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차일목은 “체중이 8kg 정도 빠졌다. 고치 캠프에서만 그정도 빠진 것 같다. 자연스럽게 빠지더라”면서 “전체적으로 몸 상태가 좋다. 최근 몇년간 발목이 안 좋아 고생했는데 통증이 없다. 팔 상태도 좋다. 훈련이 힘들어도 아픈 곳이 없어서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일목은 지난 5년 동안 도루 저지율이 2할1푼6리에 불과했다. 주자에게 도루를 많이 허용하며 벤치에 앉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나 이번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는 6번의 도루 저지에 성공했다. 단 1번의 도루만을 허용했다.
그는 “송구 동작과 팔각도 등 여러가지를 바꿨다. 공을 잡을 때 두손에서 한손으로 하고 있다. 몸도 제자리에서 턴하는 식으로 변화를 줬다”면서 “여태까지 해온 습관들이 있어서 한번에 바꾸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한화에서 오키 코치님과 김정준 코치님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차일목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KIA와 총액 4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김기태 감독이 리빌딩에 들어가면서 1군에서 기회를 잃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2차드래프트를 통해 13년동안 입었던 호랑이 유니폼을 벗고 독수리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차일목은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다만 마지막으로 한번 ‘정말 꼭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드래프트 당시를 회상했다.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간절함은 아이들 때문이었다. 그는 “아이들이 이제 야구를 안다. 아빠가 야구 선수인 걸 아는데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특히 첫째가 TV를 보면서 아빠는 왜 안나와 라고 묻더라. 아이들에게 야구선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차일목은 개인보다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일단 몸과 마음을 최고의 상태로 만들겠다”면서 “지금 우리 팀 멤버들이 좋은 만큼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나도 팀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키나와=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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