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아련해서 더욱 아름다운.
뉴미가 추천하는 주말 이 영화 '순정' 입니다. EXO 멤버 도경수와 김소현 주연이죠. 현재 박스오피스 5위로 다소 주춤해 보이나, 14년 만에 개봉된 귀향과 할리우드 히어로물 데드풀, 동주, 주토피아 등 많은 대작 가운데서 꾸준한 관객을 모으고 있습니다.
라디오 DJ 범실은 사연으로 도착한 편지 한통에서 23년전 가슴에 묻어두었던 첫사랑을 떠올립니다. 정수옥, 그리운 첫사랑. 1991년 섬마을에 모인 다섯 친구들, 수옥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그 시절, 그 여름.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첫사랑을 떠올려 봅니다.
‘순정’ 감상 포인트 하나는 주옥같은 음악인데요.
강수지의 보랏빛향기, 캔자스의 dust in the wind, 넥스트 여름이야기, 아하의 take on me, 칼라 보노프 the water is wide, 김민우 사랑일뿐이야가 두시간 내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흘러나옵니다. 옛시절을 추억하는 주인공 범실이 다시 섬마을 찾아가는 동안 켄자스의 ‘dust in the wind’이 BGM으로 흐릅니다. 가사를 살짝 볼까요.
바람 속 먼지 현재의 그 모든 것은 바람 속 먼지일 뿐… 그러니 버티려고 애쓰지마 땅과 하늘을 제외하고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어…
첫사랑의 추억을 회상하는 영화에서 왜 감독은 이 노래를 주요 테마곡으로 삼았을까요?
바람 속의 티끌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우리의 인생도 바람이 불면 날아가 버릴 수 있는 가벼운 존재임을 알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첫사랑도, 우정도 시간이 흐르면 영원해질 수 없다는 안타까움을 첫사랑의 이미지와 연결해 보여주려는 것이 아닐까요.
순정 감상포인트 둘, 응답하라 1991.
1991년이 영화 속에서 고스란히 재현됩니다. 카세트 라디오부터 주연배우들 의상, 작은 소품들까지 섬세한 연출이 돋보입니다. 가까운 과거지만 현재의 눈에는 촌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정감가는 소품들이 넘칩니다. 20대 중반이상이라면 공감할 포인트가 많아 보이네요.
순정은 여름날 반짝이던, 잔잔한 바닷가를 떠올리게 합니다. 섬마을이라는 배경이 주는 이미지메이킹 덕분이겠지만, 여름바다에서 세상 걱정없이 함께 놀던 친구들이 떠오르네요. 단 한사람을 향한 마음, 순정. 모든 것이 빠르고 빠르기만 한 세상에서 잠시 어게인 1991, 사랑과 우정에 대한 순수했던 내 마음을 돌이켜 보는 주말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해미 기자
*순정 명대사는?
“난 어째 그때보다 더 아프냔 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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