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식감, 고단백에 열량이 낮아 호프집의 인기 메뉴로 사랑받고 있는 골뱅이. 골뱅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조림에 들어간 가공된 형태의 골뱅이를 떠올린다. 어패류에 속하는 골뱅이는 과거 우리나라의 해안에서도 많이 잡혔다. 1990년대 이후 어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지금은 물량이 극히 적어 제한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 부자 골뱅이의 메인요리 골뱅이탕 상차림
만년동에 위치한 부자골뱅이는 대전에서 유일하게 국내산 골뱅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 집에서 유통되는 골뱅이는 동해안 울진이 주산지인 ‘‘큰구슬우렁이’를 비롯해 서해안의 태안, 보령, 안면도 지역에서 잡히는 납작골뱅이와 코고동 남해산 피참소라 등 4종류다. 주로 수심 50m의 고운 모래바닥에서 서식하는데 통발을 이용해 잡거나 갯벌에서 직접 채취하고 있다.
▲ 골뱅이탕
골뱅이 요리는 보통 무침으로 많이 먹지만 이 집의 대표메뉴는 ‘골뱅이탕’이 메인 요리다. 껍데기를 재거하지 않은 자연산 골뱅이가 양은냄비에 한 가득 담겨 나오는데 칼칼하면서도 깊고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흔하게 쓰이는 소금도 한 톨 들어가지 않는다. 골뱅이 자체에서 우러나온 염분과 청양고추씨가 ‘골뱅이탕’에 들어가는 유일한 첨가물이다.
▲ 큰구슬우렁이(동해/울진)
▲ 피뿔고동-참소라(남해안일대)
▲ 납작골뱅이(서해/태안. 안면도)
▲ 코고동(서해안일대)
얕은 모래 바닥에서 자라는 골뱅이 특성상 손님상에 올리기까지는 제법 손이 많이 간다. 자연산 골뱅이를 그대로 요리하게 되면 불순물이 많아 맑은 국물을 얻을 수 없다. 주인 최벽구 사장은 “세척하고 삶고, 내장을 제거하는 과정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며 “바다의 향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맑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내기 위해선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청양고추씨를 걸러내기 위해 양은 냄비에 양철 채반을 받힌 특수 용기를 사용하는 세심함도 돋보인다.
▲ 골뱅이에도 삼합이 있다는데... 단무지, 양파, 날치알 이것이 삼합?
▲ 먹어본 사람만이 맛을 안다는 '골뱅이삼합'
최 사장이 추천하는 골뱅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함께 제공되는 단무지와 양파, 날치알을 소스에 찍어먹는 일명 ‘골뱅이 삼합’이다. 골뱅이의 쫄깃한 식감과 양파의 달콤하고 매콤한 향, 톡톡 터지는 날치알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데 그냥 먹는 골뱅이와는 색다른 느낌이다. 김과 함께 쌈으로 먹어도 맛이 좋다.
▲ 주인장이 직접 개발한 을지로 스타일에 오징어를 추가한 부자스타일 골뱅이무침
▲ 골뱅이 삼합 재료에 김을 싸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골뱅이 요리의 대명사 ‘골뱅이무침’은 서울에서 유행하는 ‘을지로식’과 최 사장의 아이디어를 접목한 ‘부자식’이 있다. 파채와 마늘, 고춧가루로 양념한 을지로식에 최 사장이 직접 만든 소스와 오징어를 첨가한 것이 부자식이다. 매콤한 파채와 소스, 담백한 오징어가 자연스럽게 술을 부른다.
개업한지 불과 수개월이 지났지만 인터넷에선 이 집을 칭찬하는 다양한 블로그가 게시되어 있다. 개업 당시부터 주말 마다 찾는다는 한 손님은 “지방에서는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는 요리라 반신반의 했지만 지금은 골뱅이탕 아니면 술 맛이 안날 정도로 마니아가 되었다”며 “특히 골뱅이탕의 담백하고 얼큰한 국물은 술을 부르는 마약 같은 요리”라고 칭찬했다.
최 사장은 “대전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아직은 낮선 골뱅이 요리를 연구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먹거리 문화를 창출하고 싶다”며 “손님들이 만족하는 가격에 신선한 골뱅이를 드실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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