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50여 개 종교·시민·여성·사회·노동단체들은 23일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을지대병원 민주노조 지키기 대전시민대책위원회'의 출범을 알렸다. |
을지대병원 노사 갈등이 심상치 않다. 노조와 사측의 대립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노조를 지키겠다”며 시민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사측은 노조의 주장이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라며 명예훼손과 모욕행위라고 반박하는 등 노사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등 50여개 종교·시민·여성·사회·노동단체들은 23일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을지대병원 민주노조 지키기 대전시민대책위원회’의 출범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시민대책위는 “병원사업장의 노동조건이 의료의 질과 깊은 연관이 있는데도 노조 설립 후 시민사회에 나오는 을지대병원 노동조건은 생각이하로 열악하다”며 “시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반인권적 노동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사측은) 노조가 설립되자마자 노사협의회를 소집해 다음날 아침 임금인상을 의결하고 비조합원임을 밝히면 이를 적용하겠다고 하고 노무사 출신 행정부원장을 채용하는 등 노동조합 무력화에 골몰하고 있다”며 “단체교섭에 병원장 불참을 고집하고 단체교섭 준비를 위한 실무자 간의 논의도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대책위는 사측의 노동탄압행위로 ▲교섭 지연·해태 ▲병원장 면담 거부 ▲조합원 가입원서·근로조건 실태조사 배포·작성·수거 시기 조사 ▲비밀보장 추천제로 운영되던 친절사원 지부장 선정에 대한 전면 조사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을지대병원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해 병원장과 실질적인 책임자 면담과 1인·다인시위, 공개질의, 농성 등의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을지대병원은 노조의 주장이 모두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이다. 그런 만큼 병원에 대한 노조의 명예훼손과 모욕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병원 측은 ‘전국보건의료노조에 대한 병원의 입장문’을 내어 “병원이 노동탄압을 했다는 노조의 주장들은 허위사실로 병원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의 부당한 행위를 지적하면서 적법하고 정당한 노조활동을 할 것을 요구했다”며 “임금인상의 경우 노조와 임금교섭 종결 전에 노조원직원에게 임금인상분을 지급하는 것은 노조 교섭권을 침해할 수 있어 지급신청을 희망하는 비노조원에 한해 지급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A 행정부원장을 노동탄압의 주역인 것처럼 묘사하고 채용한 병원은 노동탄압 의사를 노골화한 것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도 없고 개인과 병원에 대한 명예훼손과 부당한 모욕행위”라며 “이러한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철저히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을지대병원 노조는 지난해 11월 28일 보건의료노조 산하 지부로 설립됐다. 노조와 사측은 두 차례 실무협의는 진행했지만, ‘병원장 참석’, ‘교섭주기’를 놓고 이견이 발생해 본교섭은 열리지 않고 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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