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채원 영원 성명학 연구원장 |
유천시장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대전시에 등록된 재래시장은 동구 13곳, 서구 3곳, 유성구 2곳, 대덕구에 4곳이 있고, 중구에는 유천시장을 비롯해 중앙로지하상가, 문창시장, 태평시장, 오류시장, 용두시장, 산성상가 등 29개나 된다. 이 가운데 유천시장이 가장 낙후됐다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새버들(대표 홍옥순)'이 주관하고, 구 주민센터(센터장 구재규)와 중구청(청장 박용갑)이 후원해 유천동 전통시장 내에서 정을 나누는 행사를 한 바 있다.
'함께하자 새버들'은 박용갑 청장의 지속적이고 애정 어린 관심으로 지역주민과 자생단체 회원, 그리고 시장 점포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공동화되고 침체돼가는 유천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하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몇 년 전만해도 북적이던 시장 골목에 목을 빼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 외에 손님을 구경하기 힘들다. 시장을 뒤 덮던 구수한 빵 냄새도 더 이상 맡을 수 없다. 노점에서 팔던 떡볶이며 어묵 가게도 어느 날 문을 닫았다. 손님보다 상인들이 더 많은 시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하루 종일 구성진 노래를 부르며 생선을 팔던 아저씨의 노래도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다. 어디 그뿐이랴, 최근 몇 년간 동네에는 가게들의 간판이 자주 바뀌고 있다. 자주 바뀐다는 것은 사업이 안 되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것은 유모차나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휴지를 줍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반면 대전시에는 3개의 백화점과 대형 마트, 코스트코가 있는데 갤러리아 타임월드가 5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지역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롯데백화점 대전점이 3800억원, 백화점 세이가 2000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한다. 앞으로 대전 엑스포 공원 재창조 사업을 통해 신세계 백화점과 쇼핑몰이 들어서게 된다고 하며, 여기에 현대 아울렛이 가세하게 되면 대전에 유통 3사의 매장이 모두 모이게 돼 또 다시 유통 3사의 치열한 경쟁이 대전에서 벌어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재래시장의 앞날은 더욱 어둡게 될 것이다.
실개천이 모여 내가 되고, 내가 모여 강을 이루듯이 골목 상권과 재래시장이 활성화돼야 경제가 살아나게 되는 법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는 대기업 쪽으로 쏠리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대기업이 유통업에 깊숙이 파고들게 되면 소비자는 대기업의 먹잇감이 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대기업의 유통업화를 억제시켜 준다면 재래시장과 동네가게들이 보호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2월 22일부터 전국적으로 '우리 동네 소상공인 축제'를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 동네 소상공인이 웃어야 다 함께 행복해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소상공인 지원법'에 따라 올해 처음 개최하는 '소상공인 주간'을 기념하는 행사다. 이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 연합회 등 주요 단체가 대기업의 유통 사업에 밀려 서서히 죽어가는 동네 가게를 살리고 재래시장 이용을 장려하고자 시행하는 축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경제 민주화를 외면하지 말고 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성 있는 유통업을 대다수 국민들에게 돌려주려는 정책으로 가야한다. 대기업들은 골목상권까지도 잠식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상생하려는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이다. 소비자는 동네가게 운영과 종사자로 이루어진 국민이다. 따라서 소비자 양성은 동네가게 활성화로 생산 기업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유천시장의 활성화, 이는 유천 주민들 외에 전국 모든 재래시장의 염원인 것이다.
임채원 영원 성명학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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