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유천시장 이야기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여론광장] 유천시장 이야기

  • 승인 2016-02-23 11:44
  • 신문게재 2016-02-24 23면
  • 임채원 영원 성명학 연구원장임채원 영원 성명학 연구원장
▲ 임채원 영원 성명학 연구원장
▲ 임채원 영원 성명학 연구원장
대전광역시 중구 문화로105번길 113.

유천시장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대전시에 등록된 재래시장은 동구 13곳, 서구 3곳, 유성구 2곳, 대덕구에 4곳이 있고, 중구에는 유천시장을 비롯해 중앙로지하상가, 문창시장, 태평시장, 오류시장, 용두시장, 산성상가 등 29개나 된다. 이 가운데 유천시장이 가장 낙후됐다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새버들(대표 홍옥순)'이 주관하고, 구 주민센터(센터장 구재규)와 중구청(청장 박용갑)이 후원해 유천동 전통시장 내에서 정을 나누는 행사를 한 바 있다.

'함께하자 새버들'은 박용갑 청장의 지속적이고 애정 어린 관심으로 지역주민과 자생단체 회원, 그리고 시장 점포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공동화되고 침체돼가는 유천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하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몇 년 전만해도 북적이던 시장 골목에 목을 빼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 외에 손님을 구경하기 힘들다. 시장을 뒤 덮던 구수한 빵 냄새도 더 이상 맡을 수 없다. 노점에서 팔던 떡볶이며 어묵 가게도 어느 날 문을 닫았다. 손님보다 상인들이 더 많은 시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하루 종일 구성진 노래를 부르며 생선을 팔던 아저씨의 노래도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다. 어디 그뿐이랴, 최근 몇 년간 동네에는 가게들의 간판이 자주 바뀌고 있다. 자주 바뀐다는 것은 사업이 안 되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것은 유모차나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휴지를 줍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반면 대전시에는 3개의 백화점과 대형 마트, 코스트코가 있는데 갤러리아 타임월드가 5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지역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롯데백화점 대전점이 3800억원, 백화점 세이가 2000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한다. 앞으로 대전 엑스포 공원 재창조 사업을 통해 신세계 백화점과 쇼핑몰이 들어서게 된다고 하며, 여기에 현대 아울렛이 가세하게 되면 대전에 유통 3사의 매장이 모두 모이게 돼 또 다시 유통 3사의 치열한 경쟁이 대전에서 벌어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재래시장의 앞날은 더욱 어둡게 될 것이다.

실개천이 모여 내가 되고, 내가 모여 강을 이루듯이 골목 상권과 재래시장이 활성화돼야 경제가 살아나게 되는 법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는 대기업 쪽으로 쏠리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대기업이 유통업에 깊숙이 파고들게 되면 소비자는 대기업의 먹잇감이 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대기업의 유통업화를 억제시켜 준다면 재래시장과 동네가게들이 보호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2월 22일부터 전국적으로 '우리 동네 소상공인 축제'를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 동네 소상공인이 웃어야 다 함께 행복해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소상공인 지원법'에 따라 올해 처음 개최하는 '소상공인 주간'을 기념하는 행사다. 이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 연합회 등 주요 단체가 대기업의 유통 사업에 밀려 서서히 죽어가는 동네 가게를 살리고 재래시장 이용을 장려하고자 시행하는 축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경제 민주화를 외면하지 말고 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성 있는 유통업을 대다수 국민들에게 돌려주려는 정책으로 가야한다. 대기업들은 골목상권까지도 잠식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상생하려는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이다. 소비자는 동네가게 운영과 종사자로 이루어진 국민이다. 따라서 소비자 양성은 동네가게 활성화로 생산 기업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유천시장의 활성화, 이는 유천 주민들 외에 전국 모든 재래시장의 염원인 것이다.

임채원 영원 성명학 연구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5.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