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 중증외상센터는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고 외상센터장 보직을 해임하는 한편, 1년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4명의 전문의에 대해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이달말까지 계약 종료를 결정했다.
병원측은 계약기간 종료를 이유로 밝히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24일 문을 연 이후로 불과 4개월여만에 중증외상센터 전문의 가운데 절반인 5명에 대한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을지대병원은 지난해 말 대전 유성에서 총상을 입은 환자가 외상센터를 방문했지만 긴급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 해당 환자가 경기도 수원의 중증외상센터로 이전해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중증외상센터의 역할론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쇄도했었다.
이번 중증외상센터 무더기 인사 조치와 4개월만에 센터장의 갑작스런 보직해임조치는 총기사건 대처에 대한 책임을 물은 문책성 인사라는 후문이다.
지역의 한 종합병원 전문의는 “계약직 의사라 하더라도 한 센터에서 갑작스럽게 4~5명의 인원에 대한 인사조치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문책성 인사라는 소문이 일었고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을지대병원 외상센터에는 4개 외과(외과·흉부외과·정형외과·신경외과) 외상전문의 9명과 지원전문의 2명, 외상전담 간호사 7명 등이 전담 배치돼 있다.
80억여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돼 외상전용 수술실, 혈관조영실, 중환자실, 입원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국적으로 짧은 시간내에 15개의 중증외상센터를 구축하다보니 의료진의 질적 수준이 갖춰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정부는 2012년부터 중증환자의 골든타임인 1시간 이내에 전문의료진의 치료를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지난 해까지 15개 기관을 권역외상센터로 지정했고 8개가 문을 열었다.
중증외상센터 한 전문의는 “중증 응급수술은 커녕 전문의를 취득하고 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상당수여서 기본적인 수술 조차도 하기 어려운 상태의 전문의들이 전국적으로 배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전문의들의 잦은 이동이 있을 것이 예견돼 양질의 전문인력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을지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인사조치 이후 3명의 실력있는 전문의료진을 모셔올 예정이다. 계약이 만료되는 의사들은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타 병원을 알아보고 이직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정형외과 전문의 2명 보강까지 올해는 전문인력 11명으로 인력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