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주택시장의 수요 위축과 거래부진 현상이 이어지며 충청권을 중심으로 전국 아파트의 4%가량인 27만여 가구가 올 들어 매매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충북은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충남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충청권 아파트값 가격 조정 돌입
전체 가구수의 3.9%가 올 들어 한 달여 사이에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이다.
이 외에 가격이 보합을 유지한 곳은 643만9813가구(91.9%)였으며 가격이 오른 곳은 29만6246가구(4.2%)에 불과했다.
시도별로 보면 대구시는 전체 41만5488가구의 12.1%인 5만266가구가 하락해 아파트값이 떨어진 가구수 비중이 가장 컸다.
충남은 전체 25만9610가구 중 1만3808가구의 매매가격이 하락해 지역 내 하락가구 비중은 5.3%에 달했고, 충북도 지역 내 아파트 중 2.5%에서 가격 하락이 이뤄졌다. 반면 부산시는 전체 55만261가구 중에서 매매가격이 떨어진 곳은 1.6%(8953가구)에 불과했다.
충북은 지난해 4월부터 아파트값이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 1월까지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충북 혁신도시, 충주기업도시, 첨단산업단지 내 아파트 분양시장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동하면서 재고 아파트 거래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충남은 지난해 11월 -0.02%, 12월 -0.04%에 이어 올해 1월 -0.09%까지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등 3개월 연속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충북과 충남에서 아파트값 하락이 유독 두드러지는 것은 지역 내 아파트 공급 증가와 세종시에서 대규모 아파트 입주물량까지 쏟아져 주택 수요가 이탈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용면적 85㎡이하 중·소형에서 매매값 하락
올 들어 매매가격이 하락한 전국 아파트 27만2417가구 중 45.7%(12만4436가구)는 전용면적 60~85㎡였다. 이어 전용면적 60㎡미만 소형 아파트가 36.3%(9만8990가구)를 차지해 80% 이상이 중소형 아파트였다.
하락폭을 살펴보면 1000만원 미만 떨어진 아파트가 전체 하락한 단지의 68.7%(18만7119가구)이고, 나머지 32.7%(8만8957가구)는 1000만원 이상 매매값이 떨어졌다.
아파트 시장의 활황세가 꺾인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1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년동월 대비 30% 줄었다. 지방과 5대 광역시에서 아파트거래량 평균 34% 감소했는데, 충남과 충북은 거래량 감소폭이 더 컸다.
지난해 1월 아파트 매매거래 1694건 이뤄진 충북은 올해 1월 아파트 매매거래 988건으로 41.7%까지 줄었고, 충남도 지난해 1월 2339건에서 지난달 1518건으로 35.1% 감소했다.
대전도 지난해 1885건의 아파트 매매가 이뤄졌는데 올해는 1588건으로 작년동월보다 15.8% 줄었다. 결과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든 만큼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의 실거래 평균가격 하락폭도 컸다.
전월동기 대비 거래량 41% 준 충북은 실거래 평균매매가는 5.1% 낮아졌고, 거래량 35.1% 감소한 충남 역시 작년동월 대비 평균매매가가 18.1% 떨어졌다.
▲청약시장 지난해보다 주춤=지난 1월 신규아파트 분양시장의 청약결과는 비교적 부진한 성적을 보여, 작년대비 청약자 수도 줄고 청약경쟁률도 낮았다.
부동산전문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에 뛰어든 총 청약자수는 5만4886명, 1순위 청약자수는 5만2514명이었다. 이는 작년동기 청약자수 11만6143명, 1순위 청약자수 10만9402명의 절반 수준이며, 전월 청약자수 41만5458명, 1순위 청약자수 40만178명과 비교하면 무려 86% 이상 감소한 수치다.
1월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8.91대 1,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8.53대 1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 132.15대 1 ▲서울 14.35대 1 ▲충남 1.82대 1 ▲충북 0.01대 1을 기록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장기간 이어진 아파트값 상승세는 충청권에서 꺾여 경북, 대구 지역으로 하락이 확산되고 있다”며 “2015년 대비 2016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어난 충남(73%, 2만1506가구)과 대전(60%, 6325가구)에서 아파트 값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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