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후폭풍]기업 피해 눈덩이… 하루아침에 '경영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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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후폭풍]기업 피해 눈덩이… 하루아침에 '경영위기'

北서 제품·자재 못 빼내와… 납품지연 등 영업손실 막대, 재가동 불투명 절망감 더 커

  • 승인 2016-02-14 17:09
  • 신문게재 2016-02-15 1면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속보>=대전·충청지역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의 공단 전면 중단과 북한의 폐쇄 조처로 경영 위기에 놓였다.<본보 2월 12일자 1면 보도>

14일 대전시 및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에 따르면, 남성정장과 학생복 등 의류생산 전문업체인 대전의 (주)에스엔지는 지난해 4월 대전공장을 청산하고, 모든 생산라인을 개성공단으로 이전했다.

개성공단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엔지는 이번 공단 폐쇄로 현지 공장 내 완제품과 원부자재 등을 빼내오지 못한 상황에서 거래처 납품 지연, 대외신용도 하락과 더불어 막대한 투자금액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정기섭 에스엔지 대표(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는 지난 12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전면중단 관련 비상총회'에서 “향후 1~2년 안에 개성공단 재가동이 불가능할 것이란 판단이 들어 절망감이 더 크다”며 “정부는 금융 및 세제 지원이 아니라 보상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에스엔지 개성공장에는 북한 근로자 946명과 본사 주재원 8명이 근무해 왔다.

또 대전 서구지역에 본사가 있는 한스산업(주)도 개성공단 내 공장에서 90%가량 제품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한스산업이 개성공단에 투자한 금액은 35억원으로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영업손실이 더해지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1993년 등산화제조공장으로 시작한 한스산업은 현재 연간 50만~60만족의 안전화 등 기능성신발을 생산해 내며 10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스산업 관계자는 “거래처 납기를 맞추기 위해 우선 국내에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라면서 “개성공단 중단으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들 두 업체 외에도 충남·충북지역에 본사가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에스엠테크텍스, 대일섬유, 에스디비, 케이엠에프, 자화전자 등 5곳(대전ㆍ충청 7곳)으로 이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일섬유 한 관계자는 “공단에 있던 직원 2명이 급하게 챙겨 5t 화물차량 1대분의 원단을 가지고 나온 게 전부다. 공장에 아직 수십억원 상당의 물건들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측은 “개성공단 입주 당시 50억원 이상을 투자했는데, 갑작스러운 폐쇄 소식에 경황이 없어 주재원들이 물품은커녕 몸만 빠져 나왔다”면서 “앞으로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계약된 제품 공급물량을 맞추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현지에 있는 기계와 설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 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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