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이야기]문인들의 아지트 '플라워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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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이야기]문인들의 아지트 '플라워다방'

청록집 출판기념회 열기도

  • 승인 2016-02-11 15:22
  • 신문게재 2016-02-12 13면
  •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바리스타 P의 커피 이야기-(36)

▲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1940년대 다방은 문학의 산실입니다. 대표적으로 문인들의 아지트였던 '플라워다방'이 있습니다.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의 <청록집> 출판기념회를 이곳에서 하기도 하고 서정주 시인은 <플라워다방>이라는 작품을 남기기도 합니다. 1950년대 다방은 문화예술인의 낭만시대를 대변합니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사람들은 부산의 다방을 찾게 되었고, 부산(광복동)에도 많은 다방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커피의 90%가 미군 PX에서 나왔으며, 우리나라에서 인스턴트 커피 시대가 개막합니다.

1957년 박경원의 '남성넘버원'이라는 노래 가사 중 “다방에 가고 영화를 보고 사교춤을 추어야만 여자인가요”를 보아도 알다시피 그때까지 다방은 모던풍의 공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방에서 일하는 여성을 '레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당시 다방에서 차를 주문하면 장부에 기록하게 하였기 때문에 'register', 곧 '레지스타'라고 하였고 이를 줄여서 '레지'라고 하였는데 일본식 표현입니다.

'청동다방'은 1950년대 문인들이 많이 찾은 곳인데, 이곳에 모인 문인들은 작품을 모아 <청동문학>이라는 문집을 내기도 합니다. 시인 공초 오상순이 이곳의 단골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입장료만 내면 커피를 비롯한 음료를 제공하고 음악을 감상하는 음악감상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1946년 대구의 클래식 음악감상실 '녹향'이 최초의 음악감상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화가 이중섭이 담뱃갑 은박지에 그림을 그린 곳이기도 합니다. 1953년 충무로의 '쎄시봉'은 팝 위주의 음악감상실을 표방하면서 개업하였고, 쎄시봉은 불어로 '아주 멋지다'라는 뜻입니다.

1960년대는 다방의 상업화 시대입니다. 5.16 이후 커피가 외화 낭비의 주범이라 하여 판매를 금지시켰고, 이후 규제가 풀리면서 다방망국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다방이 많이 생겨났고, 1969년 기준 서울의 다방 205개, 종업원이 15000여 명이었다고 합니다. 1965년 충무로 '본전다방'은 좌석320개, 종업원 수가 무려 40명으로 당시 최대 규모였다고 합니다.

1960년대 다방이 대형화되고 경쟁이 심해지자 '가오마담'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가오'란 우리말로 얼굴입니다. 즉 가오마담은 얼굴마담인 것입니다. 1950년대부터 시작하여 1980년대까지 다방의 '모닝커피'는 설탕과 크림을 넣은 커피에다 계란노른자를 띄워 주는 것이었는데, 경쟁이 심해지자 단골손님 확보 차원에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다방에서는 참기름도 넣어 주기도 했다고 하니 경쟁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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