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도시개발이 무산되고 10년째 후유증을 앓는 대전 중구 중촌동의 무릉마을이 황량하게 방치돼 있다. |
아파트를 세우는 도시개발 파도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대전 중촌동 무릉마을이 10년째 방치되면서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도로나 도시가스, 가로등, 수도 등의 기반시설이 하나도 정비되지 않아 사실상 폐허가 되고 있으며 온갖 쓰레기가 모이는 난개발을 겪고 있다.
무산된 민간 도시개발을 대체할 도시계획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민간재개발을 언제까지 기다릴지 결정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전 중구 중촌동의 무릉마을은 1997년 시작해 2006년 무산된 민간 도시개발의 상처가 오롯이 남은 곳이다.
1층 높이의 단독주택 50여 채가 옹기종기 모인 무릉마을에 1997년부터 도시개발의 바람이 불었고 마을 주변 8만㎡에 985세대 아파트를 짓는 개발계획이 구체적으로 세워졌다.
상당수 주민과 토지 소유자가 동의해 개발은 곧바로 시작될 것처럼 보였으나, IMF를 맞아 시행사가 한 차례 바뀌더니 무릉지역 도시개발 사업은 중단됐다.
두 번째 시행사는 도시개발에 필요한 부지를 매입하지 못한 채 시간만 끌다가 또다시 사업을 포기했다.
2005년께 등장한 세 번째 시행사는 제2금융권에서 200억원을 차입해 주민들에게서 주택 부지와 주변 토지 상당수를 매입했으나, 착공하지 못하고 계획은 또다시 무산되고 말았다.
세 번째 시행사가 매입한 토지는 제2금융권에 담보로 넘어가 해당 토지마다 금융기관이 철제펜스를 설치해 주민들 접근을 막고 있다.
문제는 수차례 시행사가 바뀌며 무릉지역 도시개발이 2006년 최종 무산된 이후 해당 지역에 도로 등의 기반시설을 정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을을 통과하는 도로는 1990년대에 설치된 이후 더 확장되거나 정비되지 않았고, 가로등 역시 드문드문 설치돼 무릉마을 골목은 특히 어두운 실정이다.
대전 전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시설이 호남선 건너 마을과 가까이 위치했어도 정작 무릉마을은 지금껏 도시가스가 닿지 않고 있으며 주인이 떠난 빈집에는 온갖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
도시계획상 마을과 그 주변 대지에 도로가 계획돼 있으나 지금까지 설치되지 않아 입구 없는 맹지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을주민 조모(77)씨는 “1997년부터 아파트를 짓겠다고 들썩이다가 10년 만에 무산됐는데 이후 이곳에 도로 하나 깔아주지 않고 있다”며 “도시개발이 종결되고 10년이 지나는 동안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현실적인 도시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