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PD 페이스북에 적어온 삶의 조각들, 빛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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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PD 페이스북에 적어온 삶의 조각들, 빛을 보다

'오늘, 내일의 어제 이야기' 김래호 산문집 (북인, 2016)

  • 승인 2016-02-04 13:53
  • 신문게재 2016-02-05 12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담벼락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Wall-뜻 그래도 '담'이나 '벽'인데 외부와 내부의 경계나 장애를 의미하죠. 그런데 고립과 구획으로서의 Wall이 이제 공유와 확산의 '벽보'나 '대자보'로 거듭난 것입니다. 자신의 글을 내걸고, 다른 이들의 것을 기웃거리고, 흔적을 남기고 자신의 담벼락을 수시로 확인하는 시대. 사람들끼리는 격려하며 성원하는 가운데 살아가는 용기와 지혜를 얻게 됩니다.”

이 구절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페이스북'이길 바란다. 저자 김래호는 5년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어온 삶의 화두들을 한 권의 단행본으로 탄생시켰다.

트위터도 한때 했지만 140자 안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은 극히 제한적이다. 일기장으로의 기능은 페이스북만 못하다.

방송사 PD 출신인 저자는 2006년부터 개인과 가족,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실을 '일기'처럼 자신의 글로 기록했다.

그의 '공개 일기장'은 사람과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로 그의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큰 공감과 '좋아요'를 얻어왔다. 저자의 짧은 글에는 동서양의 고전과 문학을 섭렵한 향기가 풍긴다.

저자는 현재 충북 영동에 귀향해 작은 전시와 음악회를 열 수 있는 문화공간인 휴먼북도서관 개관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09년 11월 19일 '생떼' 같은 45살의 아내를 수목장하고 무척 방황하던 저자는 신혼 당시 고향 땅에 도서관을 세우자는 부인과의 약속을 간직했다. 페이스북이 그 의식의 불씨를 살렸고, 인생계획보다 5년을 앞당겨 고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한 촉매가 됐다.

저자는 “SNS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라며 “이 책은 본인 혼자서 쓴 것이 아니라 모두의 그런 '시각'을 살핀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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