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다가오는데… 임금체불에 우는 근로자

  • 경제/과학
  • 건설/부동산

설 명절 다가오는데… 임금체불에 우는 근로자

지난해 말 지역 체불액 16억 2013년 이후 '최고 수준'… 도로·건설현장 등 생계 막막

  • 승인 2016-02-02 17:51
  • 신문게재 2016-02-03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 연합 DB
▲ 연합 DB
아산의 한 도로건설 현장에 흙을 운반한 덤프트럭 기사 최모(55)씨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장비대금 970만원을 아직 못 받았다.

건설현장의 특성상 공사가 중단되면 발주처로부터 준공 대금을 받지 못한 원청사가 하청에 공사비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체불이 발생해도 일을 중단할 수 없었다.

발주처가 11월 말 준공기성 29억원을 지급하면 최씨도 그동안 밀린 장비대금도 받을 줄 알았으나, 원청 기업은 기성을 받고 나흘 후 부도 처리됐다.

최씨는 “장비 대를 당장은 못 받아도 준공 후에 나오는 기성금으로 지급될 것으로 믿고 꿋꿋이 일했는데 지금껏 빈손이다”며 “민사소송을 해야는데 갑갑하고 설에 세뱃돈이나 준비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고향을 찾는 부푼 기대에 설명절을 앞두고 대전·충남의 근로자들이 일부 악성 임금체불에 눈물짓고 있다.

지난해 말 지역에서 발생한 임금 체불금액은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고, 도로건설 현장의 근로자 체불액도 2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임금 체불 신고액이 지난해 300억원을 넘어섰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매년 임금 체불액을 조사하는데 지난해 지역 임금체불 신고액은 314억5200만원으로 이는 2013년 272억9700만원, 2014년 288억6600만원을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임금체불이 신고되면 고용노동청이 사업주에게 지급을 촉구하거나 직접 사법처리하는 방식으로 체불 신고액의 90% 남짓은 처리돼 실제 체불액은 크게 감소한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까지 해소되지 않아 처리 중인 체불금액도 근로자 240명 15억9200만원에 달해 2013년 8억원, 2013년 198명 8억700만원, 2014년 176명 7억8000만원 보다 많다.

더욱이 지난 1월 임금체불 342건 체불액 25억3500만원이 신고돼 지난달 말 기준 체불액은 41억2700만원까지 늘었다.

건설현장에서 하루하루 노동으로 살아가는 건설근로자에 대한 임금 및 대금 체불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대전국토관리청이 대전과 충남ㆍ북 도로공사 현장을 지난달 일제히 조사한 결과 4개 현장에서 노무비와 장비대금 등 28억원이 근로자에게 지급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5일까지 해소에 나섰다.

또 충청권에서 가장 많은 건설근로자가 일하는 세종에서도 임금체불이 발생해 지난해 행복도시건설청이 123건 16억3400만원의 체불임금을 처리하기도 했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제조업과 도ㆍ소매업소에서 체불임금이 10% 남짓 늘어났는데 메르스 악재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주에게 임금체불을 해소하도록 조치하고 근로자에게 생계비 지원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3.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4.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5.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