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설 명절을 소통의 시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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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설 명절을 소통의 시간으로

  • 승인 2016-02-02 17:06
  • 신문게재 2016-02-03 22면
  • 최홍묵 계룡시장최홍묵 계룡시장
▲ 최홍묵 계룡시장
▲ 최홍묵 계룡시장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다가오고 있다.

1년에 한 번 뿐인 민족 고유의 명절임에도 주부들이나 직장인들에게는 설 연휴가 썩 반갑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도로마다 막히는 귀성길, 끊임없는 가사일, 선물이나 용돈 등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정을 느끼고, 덕담을 주고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 명절임에도 벌써부터 주부 등 많은 사람들이 '명절증후군'을 앓고 있다.

최근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절증후군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절 스트레스의 주원인으로 용돈이나 선물로 인한 경제적 부담(21.5%)을 1순위로 꼽았다.

그 뒤를 이어 ▲장거리 운전 또는 교통체증(18.7%) ▲가족 및 친지들의 잔소리(18.5%) ▲끝도 없는 집안일(17.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준비와 손님접대(45%)를 명절의 가장 힘든 일로 꼽았으며, 장거리 이동(20%), 명절 비용에 대한 부담(19%)을 선택해 주부들이 육체적 노동으로 명절에 대한 부담감을 더욱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주부의 “명절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도 되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안타까운 현실에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어떤 처방을 내려야 하는지!” 눈을 감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명절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또 있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고향집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고향을 찾았지만 원하지 않는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아내이자 며느리인 여성들은 물론이고, 취업준비생과 수험생 그리고 결혼적령기에 접어들었거나 혼기를 놓친 노총각과 노처녀들이다.

대부분 손윗사람들이 나름대로 걱정한다고 해주는 말이지만 듣는 이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특히, “앞으로 어떻게 할 거니?” “아직도 취업 못했니?” “결혼은 언제 할래?” 등은 명절 때 가장 듣기 싫은 말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명절은 남자들은 놀고 여자들은 일하는 날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물론 이런 현상에는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집안일이라는 성역할에 대한 오래된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옛날 할머니들은 아들이나 손자가 부엌에 들어오려 하면 “남자가 왜 부엌에 오느냐, 고추 떨어진다”며 되돌려 세우곤 했다.

이와 반대로 딸이나 며느리, 손녀가 부엌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게만 받아들여져 아내들은 명절을 치르고 집에 돌아오면 시어머니 눈치에 하지 못했던 타박을 남편에게 늘어놓는다. 그런데 남편들은 그 타박을 받아 주지 못할지언정 되레 화를 내고 부부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한 것을 볼 수 있다.

요즘은 시대가 변해 명절에 누워있으면 이혼 당한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있지만 상당수의 가정에서 명절에 일어나는 일이다. 명절 직후 가정을 이어가고 싶다면 남자들이 부엌을 드나들어야 한다는 기사까지 등장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아내들의 요구는, 잘 하지도 못하는 음식장만을 남자들한테 하라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주부들은 명절에 남편이 가장 도와주었으면 하는 집안일로 설거지(58%)를 꼽았다.

이는 주부들이 명절 가사노동 중 남편의 도움을 가장 고맙게 느끼는 부분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고생했어!”라는 한마디 말보다 밥그릇 하나, 숟가락 하나 닦는 행동으로 사랑받는 남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쪼록, 이번 설에는 배려와 소통으로 가정마다 웃음꽃이 활짝 피는 훈훈한 명절이 되길 기대해 본다.

최홍묵 계룡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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