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목요일 한밭도서관 대출순위 현황 |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말했던 도마 안중근 선생. 혹시나 내 입안에 가시가? 하는 생각에 거울을 찾고 있는 독자분이라면 책을 펼쳐본지가, 혹은 책 한권을 사기 위해 서점을 들려본 적이(인터넷 서점 포함) 아주 오래 된 분이리라.
작년 통계를 보니 1권의 책도 읽지 않은 성인이 10명 중 4명에 달한다. 나머지 6명은 1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고 밝혔다. 성인들의 평균 독서시간은 초등학생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22분에 그쳤다.
하지만 책을 읽는 기존 ‘독서자’들의 평균 독서량은 2013년보다 한권 늘었다는 사실. 책을 읽고 안 읽고의 차이는 결국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조정래 ‘정글만리’ 시리즈 전국서 강세
그렇다면 독서자들을 기준 삼아 전국 공공지역 도서관 회원들이 최근 90일간 가장 많이 읽고, 대출한 책은 무엇이었을까 살펴보았다.
도서관 정보나루 (www.data4library.kr)에 따르면 전국 502개 공공지역 도서관 회원 1028만여명을 상대로 대출된 장서는 약 3470만건. 이중 대망의 1위는 2013년 출간된 조정래의 장편소설 『정글만리1』권이었다. 대출 횟수는 1532회에 달했다. 정글만리2편은 4위, 3편은 7위에 오르며 압도적인 인기를 보였다.
이어 2위는 일본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3위는 스웨덴 소설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올랐다. 대출 상위목록 10위를 보면 문학이 8권이나 포함돼 여전히 소설과 문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도서현황, 어린이 도서 단연 압도적
도서관 정보나루를 통해 확인해보니, 지역별로 대출순위의 장르가 확연히 달랐다. 서울과 경기, 인천, 충청까지는 문학이 대세였으나, 광주전라지역은 『그 겨울의 동화 문화』, 『예술의 강국 백제』, 『언니가 없으면 좋겠어』 등 어린이 도서가 상위목록에 올랐다.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 지역 도서관만 봐도 어린이 도서가 대다수 상위권에 포진되어 있다는 점이다. 갈마도서관, 한밭도서관, 둔산도서관, 노은도서관, 구즉도서관 등 굵직한 도서관의 대출 베스트 순위를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방학시즌이기도 하고 학부모들이 도서관대출을 통해 똑똑한 책읽기를 실천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중구의 한 직장인은 도서관에 갔다가 베스트 도서가 모두 어린이도서라는 사실에 한번 놀랐고, 이렇게 성인들이 도서관에 올 여유조차 없는 사회 현실에 한숨을 쉬었다고 말했다.
최근 작은 도서관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전에도 5개구 28곳의 작은 도서관이 운영중이다. 성인들의 독서비율은 점점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자라는 어린세대들의 독서율은 상당히 높다. 도서대출목록만 봐도 어린이 책이 압도적이지 않은가.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했던 독자라면 올해는 한권 정도 읽어 볼 결심들을 해보시라. 도서관은 어린 새싹들에게 양보하고 대출 또는 구입으로 지성인 대열에 줄을 서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하지 않는가. 독서를 통해 스트레스도 줄이고, 지혜도 얻고, 삶의 이정표로 삼아보길 권한다. /이해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