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증시폭락과 환율 변동 등 세계 경제가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변수들로 가득해 기업 경영환경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1일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와 지역 각 기업들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지역 중소기업 절반 정도는 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영 환경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중소기업들이 '긴축경영'을 선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여금을 주기로 한 기업도 지난해 수준에서 70~80%로 깎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총지급액으로 봐도 중소기업들은 최대 100만원 안팎의 설 상여금을 책정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전자부품하도급을 하는 지역 한 업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최소한 지난해만큼 설 상여를 지급하고 싶어도 기업의 여력이 도저히 따라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중소업체들도 기존의 상여금을 아예 주지 않을 수는 없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지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급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여력은 되지 않지만 줬던 걸 안 줄 수 없어 지급하는 것”이라고 했고 다른 업체에선 “설 상여금이 연봉제나 상여 항목에 이미 포함돼 있어 따로 지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균 20~30명의 근로자를 둔 이들 중소업체는 대체휴무를 포함해 사흘, 주말까지 최대 닷새를 설 휴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펀더멘털이 탄탄한 지역 중소·중견기업들은 설 상여에서 예전 수준을 유지하거나 설 휴일 산정에서도 보다 탄력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역 한 업체의 경우 사무직은 연휴 내내 쉬도록 했고 공장 생산직에 한해 수출 물량과 납품기일 때문에 80여 명의 직원을 4조 3교대로 돌리기로 했다.
이 업체는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1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명절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겐 별도의 명절수당까지 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또 다른 업체는 설 명절 연휴 내내 쉬기로 했다. 이는 사무직과 생산직 모두 적용된다.
이 업체 대표는 “올해 글로벌 시장의 변수가 많아 긴축경영을 하려 한다”면서도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재충전을 위해 과감히 공장을 멈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역의 다른 중견업체는 기본급의 100% 상여 지급과 더불어 명절선물까지 기존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출물량에 대한 납기가 있어 연휴 기간 공장가동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환율변동과 해외공장의 선전 등 영향으로 설 상여나 휴일 지정을 과거 수준에서 줄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문승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