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가 아들과 같이 비만클리닉을 하는 내 진료실을 찾았다. 아들이 너무 비만해 진료 받으러 온 것이다. 내 친구는 어려서 먹을 것이 귀해서 마음껏 먹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아들에게는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주었던 것이다.
아이는 적절하게 음식을 조절할 능력이 부족하고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에 비만한 체구가 되었다. 이제 와서 운동하고 음식을 줄여도 지금까지의 습관을 바꾸기는 힘든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부모가 자식에게 부족함 없이 해주겠다는 좋은 생각이 결과적으로 아이를 비만한 체형을 만든 것이다.
좋은 부모란 자식에게 원하는 것을 다 해 주는 부모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적절하게 욕망을 조절할 수 있게 가르쳐 주고 부족한 것을 노력하여 성취하게 도와주는 것이 올바른 좋은 부모인 것이다.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갈 때에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할 때에는 세 번 기도한다는 속담이 있다. 나는 여기에다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반드시 네 번 기도해야 하는 때가 바로 부모가 될 때다.”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과연 부모가 되려고 전쟁터에 나갈 때나 결혼할 때보다 더한 정성으로 준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물론 나름대로 열심히 기도하며 준비한 사람에게도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것이다. 음식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가정의 자식이 귀중한 땀에 가치를 모르고 도박이나 약물에 빠져 불행해 지는 것을 많이 보아 왔다. 배부른 사자가 왜 사냥을 하겠는가? 왜 힘들여 일 하려 하겠는가? 정말 자식을 사랑한다면 음식도 돈도 적절하게 주어야 한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넘치게 사랑하고 부족하게 키워라.
박경신 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의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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