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동네 중대형 슈퍼마켓들은 정부의 지난 카드수수료율 인하 정책의 수혜를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오히려 신용카드사들에게 인상된 수수료를 지급해야하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되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입장 차가 있겠지만 신용카드사들의 행태는 분명히 불편부당한 측면이 강하다. 아무리 자유시장이 약육강식의 장이라고 하지만 이번 신용카드사의 방침은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사들이 동네 중대형 슈퍼마켓에 대한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이유는 '소액결제가 잦아 시스템 관련 고정비용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정비용 때문이라면 체크카드수수료는 왜 1.70%에서 1.68%로 내리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다. 신용카드수수료에는 채권추심 관련 비용과 같은 부가비용이 포함되지만 체크카드는 이러한 부가비용 발생 여지가 없어 오히려 순수고정비용은 체크카드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더 높은 고정비용 요인인 체크카드수수료율은 낮추고 신용카드수수료율만 높이는 것은 합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영세 슈퍼마켓을 살리기 위해 발생한 손실분을 충당하기위한 처사라고 한다면 왜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의 신용카드수수료는 1.96%에 불과하고 향후 1.20%까지 낮춰달라는 대형마트의 협상을 고심하고 있는지 해명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책임 때문에 중대형 슈퍼마켓들이 수수료율을 떠안아야 한다면 대형마트의 사회적 책임은 그보다 더 커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중대형 슈퍼마켓에게만 이러한 준거가 적용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결합을 통한 협상력 창출이 어려운 중대형 슈퍼마켓의 약점을 공략한 편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연매출 10억 원. 적은 돈이 아님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규모를 운영하는데 중대형 슈퍼마켓들이 겪는 어려움은 그보다 훨씬 크다. 인력 공급도 용이하지 않고 경영개선을 위한 지원 역시 미약하다. 이번 신용카드사들의 조치로 동네 중대형 슈퍼마켓의 경영상태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대형 슈퍼마켓은 단순한 중간 규모의 시장이 아니라 유통구조의 중간 연결고리이며, 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중형 구매 욕구 충족의 장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네 중대형 슈퍼마켓의 카스수수료율 인상으로 인한 재정악화는 건전한 국가 유통구조 구축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 그러므로 국가경제와 서민 편리를 위해 중대형 슈퍼마켓에 대한 수수료율 인상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
조성명·한백미래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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