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없이 깨끗하고 안정적 경영…돈 내고 보고싶은 재밌는 경기와 오고픈 구장으로
대전시티즌은 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클래식(1부리그)으로 승격해 팬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1시즌 만에 다시 챌린지로 강등되면서 대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 대표이사는 취임 직후 클럽하우스를 찾은 자리에서 “모든 욕은 내가 다 먹겠다. 선수들은 아무 것도 신경 쓰지 말고 경기에 최선을 다해 달라”며 “올해 리그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자”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외부 압력에 의한 선수 청탁 등 구단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데 방해되는 모든 것들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윤 대표이사를 만나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먼저 취임 소감과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말해 달라.
▲대전시티즌은 올해 다시 한 번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책임이 막중하고 어깨가 매우 무겁다. 가장 큰 목표는 대전 시민들의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다시 찾는 것이다.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구단으로 만들겠다.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리그 우승이다. 우승만이 그동안 열악한 상황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 준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가진 역량을 최대한 쏟아 부어 대전시티즌이 시민들에게 기쁨을 주고, 또 사랑받는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한 시즌 만에 다시 강등되면서 올해도 선수단을 대거 개편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아시다시피 대전시티즌은 시민구단으로 예산이 풍부한 구단과 달리 고비용의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결국 우리의 자생방안은 재능 있는 선수를 영입해 육성하는 것이다. 당장 눈 앞의 성적과 승격도 중요하지만 구단의 장기적인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올 시즌 15명의 신인선수들이 영입됐는데 모두 고교, 대학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들이다. 무한경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고 선수들이 가진 재능을 최대한 끌어내 당장의 1년이 아닌 2년, 3년, 5년 구단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전력으로 성장시키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외국인 선수 교체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를 선발할 생각인가.
▲외국인 선수 중 어느 포지션의 선수가 교체될 지 결정된 것은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공격력 강화를 위한 선수 교체를 논의하고 있다. 올 시즌 좋은 수비수들을 많이 영입한 만큼, 현재로서는 공격쪽에 더 비중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못한 것은 아니지만, 완델손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 눈에 띄게 활약한 선수가 없기 때문에 나머지 3명은 교체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 최종 결정은 감독이 할 것이다. 외국인 선수 선발은 앞으로 여러사람의 의견을 들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무국장 선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일단 계속 이야기되고 있는 사무국장은 조만간 뽑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퇴직 공무원을 앉힌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한대 절대 안 될 말이다. 구단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축구행정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공정한 선별과정을 통해 구단을 함께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선정하겠다.
-취임 후 감독에게 따로 주문하거나 당부한 것이 있나.
▲일단, 나는 축구전문가는 아니다. 그렇기에 축구에 관한 부분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일임하고, 뒤에서 든든하게 서포트하겠다고 말했다. 대신 올해는 더 이상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가슴을 치면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수준 높은 경기와 승리를 선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2014 시즌 챌린지에서 우승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올해는 수준이 많이 향상돼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는데, 각오는.
▲2012년 챌린지리그 도입 이래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시스템이 정착되고, 리그 수준도 많이 향상됐다. 이것은 K리그의 발전적인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다. 리그 수준이 향상된 만큼, 이에 맞게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물론 부산아이파크, 서울이랜드 같은 기업구단은 물론 대구FC, 안산경찰청 등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2014년에도 대전이 그 정도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었는가? 아직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인데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구단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그 결실은 그라운드에서 증명해 보일 것이다.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거두면서 구단과 서포터즈와의 관계도 금이 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먼저, 팬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구단의 역사를 함께한 분들이다. 어쩌면 나보다 더 오래 팀을 지켜보신 분들도 상당수일 것이다. 그만큼 아는 것도, 생각하는 바도 많을 것이다. 한 분 한 분 모두 찾아뵙고 이야기 나눌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소통할 수 있는 창을 열어놓고 팬 여러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증명하는 것이 팬들의 마음을 돌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대전시티즌의 에이스 서명원의 이적을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다.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나.
▲서명원 선수의 이적에 대한 부분은 나도 개인적으로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기존 방침은 서명원, 황인범 같은 유망주들을 지키면서 2016 시즌을 대비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울산이 바이아웃금액을 지불하면서 서명원을 영입하겠다고 나선 상황이기 때문에 구단으로서는 별 수 있는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트레이드를 통해 서명원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자원을 보강하는 쪽으로 결정됐다.
-경영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 대전시티즌을 앞으로 어떻게 경영해 나갈 것인가.
▲4만여 명이 들어올 수 있는 경기장에 고작 2500여 명이 오는 게 지금 시티즌의 현실이다. 일단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관중을 유입시키고, 한번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두 번, 세 번 찾아올 수 있는 경기장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할 것이다. 단순히 공짜표 퍼주기 식 관중동원이 아닌, 관중들이 입장권을 사서 경기장에 오는 것이 아깝지 않도록 재밌는 경기와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겠다.
또 외부의 압력에 의한 청탁을 확실하게 막을 것을 약속한다. 이건 실력 있는 선수를 죽이는 것이다. 지금도 누가 어느 선수를 부탁했다는 등 루머가 있지만, 취임한 이후 청탁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깨끗한 경영을 약속한다.
-끝으로 대전시민과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전시티즌을 사랑해 주시는 열정가득한 팬분들게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대전시티즌의 고락을 함께해온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시민구단의 명맥을 이어가고, 구단의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올 한해 팬 여러분들에게 환호와 영광이 가득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많이 응원 해달라.
▲윤정섭 대표이사는
-대전상업고등학교, 대전과학기술대 졸업, 중부대 도시행정학 박사 -전 대전시 유성구 체육회 이사 -현 다우건설 부사장
대담=김재수 취재2부장(부국장)
정리=정성직·사진=이성희·동영상=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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