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참아라, 언제까지 참기만 할 것인가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여론광장] 참아라, 언제까지 참기만 할 것인가

  • 승인 2016-01-05 14:44
  • 신문게재 2016-01-06 23면
  • 박경은 가득이 심리상담센터 대표박경은 가득이 심리상담센터 대표
▲ 박경은 가득이 심리상담센터 대표
▲ 박경은 가득이 심리상담센터 대표
'참을 인(忍)' 세 번이면 나라를 구한다?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나를 위해 혹은 남을 위해 참을 인(忍)을 세 번 이상 외쳐야 할 때가 잦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어서 마음 내키는 대로 자기감정을 전부 표현하며 살 수 없다.

하지만 참지 않아도 될 때 감정을 억누르며 계속 참다 보면, 막상 정말 참아야 하는 순간에 참지 못하고 감정이 폭발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병이든 안일한 생각으로 내버려두면 알약 몇 알로 끝낼 수 있었던 병을 키워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몸과 마음에 최대의 적,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감기 기운이 느껴질 때, 더 심한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약을 먹고 휴식을 취하듯, 스트레스가 더 큰 화를 부르기 전에 달래줘야 한다.

'남의 이목에 신경 쓰느라 현재 자신의 행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맺으며 좀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산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이 타인에게 인정받고 잘 보이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님을 알고 이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진정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인간관계를 맺고 살기 때문에 참고 인내해야 할 상황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참거나 혹은 다른 사람 눈치가 보여서 참기도 한다.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참을 수 있는 성숙한 어른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상대가 날 어떻게 생각할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줄까?' 매번 의식하고 눈치 보는 삶이 배려 있는 삶으로 여겨지는 게 아닌지 생각해본다.

마음에 쌓아두고 혼자 병나고, 자다가 혼자 이불 킥(이불을 덮고 누웠을 때 부끄러웠거나 화가 났던 기억이 떠올라 이불을 차는 현상)하는 사람이 아닌, 할 말은 하고 풀건 푸는 사람이 회사생활도, 인간관계도 더욱 좋다고 느낀다.

강의를 하면서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울어본 적이 언제인지 물어보게 되면,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힘든 게 당연하고, 아픈 게 당연한 듯 삶을 산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참는 것에 길든다. 대학에 가기 위해 고3 시절을 참고 견디고, 대학만 가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취업준비를 위해 또 참고, 취업하면 한숨 돌리나 했더니 승진을 위해 더욱 치열한 세계 속에서 눈치 보며 참고, 결혼하고는 자식들 위해서 참고, 자식 눈치까지 보며 산다.

잘 참는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말해야 안다. 표현해야 안다. 강아지들도 배고프면 짖고, 스트레스받으면 자기 집을 물고 뜯고 뒹굴며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그런데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는 참는 게 답이라고 생각하며 태연한 척 지낸다. 집안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구석구석 숨겨 놓는다고 그 쓰레기가 없어지지 않는다. 결국 쓰레기가 넘쳐흘러 정작 중요한 물건들을 지키지 못하고, 내가 설 곳도 없어질 것이다. 그때그때 치웠으면 될 일을 몰아서 치우려면 몇 배는 더 힘들다는 것을 알 것이다.

사람의 감정도 참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언제까지 참기만 할 것인가. 우리의 감정도 상황에 맞게 달래주고, 챙겨주고, 표출해야 응어리가지지 않는다. 가끔은 조금 덜 성숙해도 괜찮다. '어른이니까, 다 컸으니까'라는 말로 스스로 위로하고, 강하다 착각하지 말고 울고 싶을 땐 울자. 그것도 펑펑 소리 내어 나를 위해 울어보자. 표현하는 감정은 건강하다.

박경은 가득이 심리상담센터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