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은 정권 획득을 목표로 하는 동시에 공익추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이익집단과 다르다. 정부와 국민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발굴·수렴해 정부에 제안하는 역할도 한다. 정당과 후보자가 선거 때마다 유세·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거나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자처하며 유권자들의 한 표를 호소하는 것도 여기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국민 여론을 가장 잘 반영하는 정당은 어디였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등 현존 정당들보다 '없다'라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응답자의 절반을 넘어선 57.1%가 없다는 문항을 택했을 정도다.
다음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 현 더불어민주당(17.5%)이 뒤를 이었으며, 새누리당이 16.3%로 3위를 차지했다. 정의당은 6.2%를, 무소속 의원은 2.9%로 집계됐다. 지역민에게 현존 정당들이 국민을 대변하겠다던 선거 때마다의 약속 및 장담과 다르게 국민 여론을 잘 반영치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제 발전을 위해 가장 노력하는 정당이 어디냐'는 질문에도 없다는 의견이 56.4%로 가장 많았다. 다만, 현존하고 있는 정당 중에서는 새누리당(22.9%)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5.8%, 정의당 3.0%, 무소속 의원은 1.9%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이 가장 노력하고 있다는 응답(62.4%)을 택한 60대를 제외하고 다른 연령대에서는 경제 발전에 노력하는 정당이 없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를 현존 정당만으로 국한시켜볼 경우, 20·30대는 20.2%와 21.2%의 응답을 통해 새정치연합을 더 지지한 반면 40·50대는 새누리당을 택한 응답자의 비중이 새정치연합 측보다 최소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서민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에 대한 질문에서는 현존 정당 중에 새누리당(15.6%)보다는 새정치연합(21.8%)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직장에 취업할 때인 20대와 30대 및 본격적으로 매진할 시기인 40대에서 새정치연합에 대한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50대와 60대는 28.5와 51%의 선호도로 현존 정당 중에 새누리당을 더 지지했다. 또 '변화와 쇄신'을 잘 실천하는 현존 정당으로는 새정치연합이 18.1%의 지지를 얻으며 새누리당을 4.1%P차이로 앞섰다.
대전과 세종·충남 등 지역별로 살펴봐도 새정치연합이 앞섰다. 그러나 연령대별로는 정당 선호도가 엇갈렸다. 새정치연합은 20대부터 30대, 40대에서 가장 선호됐지만, 50대와 60대에서는 새누리당에 대한 응답률이 더 높았다.
50대의 경우, 새정치연합은 응답자의 11.9%만 택해 정의당(13.4%)보다 선호받지 못했다.
이런 정치 상황을 바꿀 수는 있을까.
이번 조사에서는 투표를 통해 정치를 바꿀 수 있느냐는 가능성 여부도 물었다. 조사 결과, '투표로 정치를 바꿀 수 있다'라는 응답은 54.8%로 '그렇지 않다'를 택한 답변(45.2%)보다 10%P 가량 많았다. 그만큼 현 정치권이 국민 여론을 잘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에 바꿀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는 여론이 더 우세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40대와 50·60대에서 투표로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자가 그렇지 않다는 측보다 더 많았다.
반면에 20대와 30대에서는 1%P도 안되는 매우 근소한 차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다는 의미로 이어졌다.
성별로는 남자는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60.2%로 그렇지 않다보다 20%P 이상 많았으며, 여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50.9%)이 바꿀 수 있다고 1.8%P 앞서며 공존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된 의미에서는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이른바 '정권 심판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중에 70.6%였으며,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29.4%로 40%P 이상의 큰 차이로 나타났다. 현 정치권이 기대에 못미쳤다는 실망감내지 불신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60대에서는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는 응답(65%)이 정권 심판론보다 약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기록됐다.
현 거주지의 지역구 국회의원 재선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도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22,8%)라는 응답보다 '다른 사람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77.2%)는 응답이 무려 3배 이상 높게 나왔다.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교체를 선호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이에 따라 충청권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유권자인 지역민들의 기대감에 못미쳤다는 평가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의원의 역할에 대해서 지역민들은 '전국적인 국가 정책을 잘 정할 인물'(49.8%)보다는 '지역 현안을 잘 해결할 인물'(50.2%)을 더 선호했다.
이 조사의 경우, 남자는 전국적 국가 정책을 잘 정할 인물을 더 선호한 반면, 여자는 지역 현안을 잘 해결할 인물을 원하는 성별적 차이도 나타났다.
연령대에서도 20대와 40대, 50대, 60대는 모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전국적 국가 정책을 잘 정할 인물을 선호했던 것과 달리 30대(59.1%)만큼은 지역 현안을 잘 해결하는 인물을 택했다.
지역적으로 나눠보면 대전시민은 지역 현안을, 세종을 포함한 충남도민은 전국적인 국가 정책을 잘 하는 인물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더 많은 차별점을 보였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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