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안철수 신당 출현에 따라 혁신경쟁을 벌이며 현역 의원들의 대거 '물갈이' 예열에 나섰다.
이전까지 충청정가는 신인 발굴의 어려움과 제3당의 출현 등으로 현역의원 공천 교체율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지난 19대 총선을 보면 충청권 의원 25명(송광호 전 의원 포함) 가운데 12명이 3선 이상의 중진으로 짜여져 있다. 3선 7명, 4선 2명, 6선 3명 등 전체 의원 가운데 48%가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이나 원내대표급의 '출전 자격'이 갖춰져 있는 '선수(選手)'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19대 국회 들어 중진의원들의 다수 포진으로 충청은 국회의장, 국회부의장, 국무총리, 국회 법사위원장, 야당 사무총장 등 중앙 무대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보이는 등 지역 발전을 견인해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20대 총선 공천 국면에선 현역 '물갈이론'이 거세게 불면서 여론은 요동치는 형국이다.
19대 국회는 법안 가결률이 31.6%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최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이에 대한 국민 심판이 혹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참신한 인물 발굴과 공천이 20대 총선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대 총선에선 초선의원들의 원내 진출 비율보다는 공천에서 현역 의원을 어느 정도 배제하느냐에 '물갈이론'에 방점이 찍히고 있어 현역 의원들의 긴장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기류다.
현재 여야가 각각 진행 중인 공천 룰 협상의 핵심 역시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립으로 '공천=당선'인 지역을 중심으로 대폭적인 현역 물갈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충청권에선 여전히 '인물난'을 호소하며 내년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강창희 전 국회의장(대전 중구)을 제외하고는 현역의원들의 출마 의지가 강한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에 기대려는 분위기가 크다는 게 지역정가의 생각이다.
새정치연합은 하위 20% 현역의원 교체를 공식화하고 있다. '물갈이' 작업은 계속 이어져 일각에서는 50%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으나 유독 충청권에선 이 기준의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들 한다.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충청이 야당의 '험지'라는 인식이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대 육동일 교수는 “보다 큰 정치를 위해서는 중앙 정치권으로 시선을 돌리고 지역구는 후배 정치인들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아름다운 정치문화를 보여야 한다”며 “충청권도 물갈이론에서 비켜간다면 총선에서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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