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
중앙 체육단체 통합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전시의 발 빠른 대처가 '전국 최초'의 타이틀을 얻으며, 정부로부터 10억 원 상당의 성과보수도 받게 됐다. 양 단체의 조율이 쉽지 않은 일인데 전국 최초로 큰일을 해낸 것이다.
대전시는 중앙의 통합체육회 추진 과정을 주시하다가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여 체육회별 이사회와 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추진위원회와 실무지원단을 구성하면서 실행계획으로 통합체육회장(시장 당연직), 대의원 선임 및 이사 선출과 대의원 총회를 거쳐 전국최초로 통합체육회를 출범시켰다.
시 체육지원과와 체육회, 생활체육회의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으로 1990년 대전시 생활체육회 탄생 25년 만에 통합된 '체육회'의 탄생을 이루었다.
앞으로 통합 체육회는 체육인끼리 자리다툼이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종목발전과 대전체육 발전만을 바라보고 가야 한다. 양 단체의 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진정으로 그 종목이 발전하려는 방안을 찾아 사업계획을 세우고 예산 마련 방안을 찾아내고 일을 깔끔하게 진행하기 위한 업무 분담과 목표 달성을 위한 최선의 사업 계획을 만들어 내야 한다.
생활체육을 토대로 엘리트 체육이 발전하려고 어떤 정책과 전략이 필요한지, 그 일을 누가 맡아서 할 것인지,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금까지는 종목별 단체의 통합이 당면과제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활체육을 통한 동호인클럽 활성화와 이를 통한 엘리트선수 양성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전쟁을 벌여야 한다.
전쟁이라는 표현을 굳이 사용하는 이유는 '일 가구 일 자녀' 시대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 자녀가 그 운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희망을 반드시 제시해야 선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종목 유소년 선수가 훌륭한 선수로 성장한다면 부(富)를 축적하거나 지역사회와 국가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 된 표본이 제시되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통합된 체육회는 하나의 사업체의 모습이어야 한다. 그동안의 협회 운영은 임원들의 기금 출연과 체육회 지원을 통해 협회를 운영해 왔고, 협회는 이를 통해 사무실 운영과 각종 회의, 대회 개최, 선수양성 등의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제는 재원 마련의 축이 임원의 출연금에서 사업 수익금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각 협회를 법인화해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 사회적 기업은 선수 출신을 활용한 생활체육교실 사업이나 시설 위탁운영, 스포츠마케팅을 적용한 대회 개최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런 선진형 선순환 스포츠시스템이 정착되려면 앞으로 적어도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를 그리는 일이 시작됐다. 잘되는 종목은 더욱 발전하고 인기 없거나 운영을 잘못하는 협회는 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협회 간 경쟁을 통해 대한민국 체육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잘 그려주길 기대해 본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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